(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으로 자가격리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베이비 붐'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실제 출산율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28개 주들에서 팬데믹이 선포된 뒤 9개월째인 지난해 12월 태어난 아이 수가 재작년 동기보다 7.2% 감소했다고 CBS 방송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주 출생자 수는 3만2천910명으로 재작년 동기의 3만6천651명보다 10.2% 감소했다.
하와이주 출생자 수는 같은 기간 30.4% 줄어들었다.
매년 출산통계를 발표하는 31개 주 중 30개 주에서는 출생자 수가 재작년보다 총 9만5천명 정도 감소했다.
유일한 예외였던 뉴햄프셔주에서도 출생자는 4명 늘어났을 뿐이다.
미국 메릴랜드대 사회학 교수인 필 코언은 "지난해 12월 출산율은 베이비 붐이 끝난 1964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면서 "이것이 팬데믹의 충격인지, 아니면 (출생자 수가) 더 심하게 감소할지는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는 지난해 6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경기침체, 불확실성, 불안전성으로 인해 2021년 출생자가 30만∼50만명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후 브루킹스연구소는 "노동시장 상황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나아졌다"면서 출생자 감소 전망치를 수정했지만, 여전히 학교와 보육시설 폐쇄 등으로 출생자가 약 30만명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낙태를 지지하는 비영리단체인 구트마커 연구소의 로라 린드버그는 "코로나19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은 유례없는 수준"이라면서 "경제 대공황이 닥친 1930년대에도 출생자 수는 약 3% 감소했다"라고 말했다.
서던캘리포니아대 도시계획·인구학 교수인 도웰 마이어스는 "출산율 감소는 절망의 깊이를 보여주는 기준"이라면서 "주거비, 교육비 등 부담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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