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남수단서 활동 태국군 상대로 사기…군 "국가와 군 명예 훼손"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의 한 군의관이 아프라키 남수단에 유엔평화유지 활동을 나간 태국군을 상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접종 사기'를 쳤던 사실이 드러나 태국군에 망신살이 뻗쳤다.
3일 일간 방콕포스트와 온라인 매체 네이션에 따르면 태국군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 남수단 유엔평화유지군에 배속돼 활동하던 군의관 중 한 명의 잘못된 행동이 있었다고 밝혔다.
군 설명에 따르면 육군 소속인 이 군의관은 평화유지 활동을 펼치고 있는 태국 공병부대에 배치돼 활동했다. 이 부대에는 태국군 247명이 배속돼 있다.
이 군의관은 부대 지휘관 및 사병들을 대상으로 의무사령관의 지시라며 한 명당 500밧(약 1만9천원)씩을 받고 독감 백신을 접종했다.
그러나 유엔 관계자들이 해당 백신이 수상하다는 점을 눈치채면서 사기 행각이 드러났다.
유엔 조사결과, 이 군의관이 접종한 백신은 파상풍 백신이었거나 단순한 식염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군의관은 해당 독감 백신을 맞으면 코로나19를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군은 밝혔다.
사기 행각으로 이 군의관은 10만 밧(약 371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방콕포스트는 사기 규모가 17만밧(약 630만원)이라고 전했다.
이 군의관은 결국 지난해 3월 본국으로 소환됐다. 그러나 군의 조사에도 응하지 않았다고 군은 설명했다.
군은 결국 이 군의관을 면직 처리했고, 법원은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군 대변인은 밝혔다.
이와 함께 이 사건을 태국 의료평의회에도 알려 그의 의사면허 박탈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군 대변인은 "이 군의관의 행동은 개인의 일탈이지만, 군과 국가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군이 이 사기 행각을 이미 지난해 알았음에도 '쉬쉬'하다가 뒤늦게 공개한 것을 놓고서는 사건을 덮으려 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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