궈수칭 은감위 주석 전날 기자회견서 언급…"외국계도 마찬가지"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최고위 금융 당국자가 공개적으로 홍콩 금융기관들이 미국의 제재 이행에 협조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3일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궈수칭(郭樹淸)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장관급)은 전날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최 기자회견에서 "홍콩의 금융 기관은 중국 계열이든, 외국 계열이든 반드시 홍콩의 법률과 법규를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아무런 근거가 없는 미국의 간섭에 단호히 반대하며 중국의 은행업, 보험업은 미국의 법률과 법규를 집행하지 않고 중국의 법률과 법규를 집행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궈 주석은 "모든 국가에는 주권이 있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공통 인식"이라며 "중국과 미국은 마찬가지로 모두 주권 국가로서 중국 금융업 관리는 중국의 규칙에 따라 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작년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을 계기로 미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측근인 샤바오룽(夏寶龍) 국무원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 주임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등 중국 본토와 홍콩 고위 관리 10여 명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각종 금융 거래를 금지하는 제재를 가했다.
홍콩의 일부 금융 기관들이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우려해 미국의 제재 명단 오른 이들과 거래를 기피함에 따라 람 장관은 신용카드 사용을 정지당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시절 서명한 홍콩자치법은 홍콩의 자율성을 저해한 인물들과 '중요한 거래'를 하는 제3국 은행들도 제재할 수 있는 권한을 재무부에 부여했다. '중요한 거래'의 개념이 모호한 탓에 홍콩 금융기관들은 제재 대상자들과 거래했다가 자칫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이 될까 우려하고 있다.
앞서 홍콩 금융관리국(HKMA)도 미국의 제재 직후 미국의 제재가 유엔을 통과한 국제 제제에 해당하지 않아 홍콩에서 법률적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홍콩 금융기관에 고객들을 '평등하게' 대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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