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 직원 퇴근 중 공격 받아…아프간 대통령, 테러 강력 비난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에서 언론인들이 또 '표적 테러'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3일(현지시간) 아프간 톨로뉴스와 외신에 따르면 전날 오후 동부 낭가르하르주 잘랄라바드에서 방송국 여직원 3명이 퇴근 중 괴한으로부터 총격을 받고 목숨을 잃었다.
무르살 하비비, 사아디아, 샤나즈 등 희생자들은 현지 방송국 에니카스 TV 소속 직원이며 이들 중 2명이 먼저 피격된 후 1명은 다른 장소에서 총에 맞고 숨졌다.
이 총격으로 인해 행인 2명도 다쳤다.
잘마이 라티피 에니카스 TV 대표는 "희생자들의 나이는 18∼20세로 방송국 더빙 관련 부서에서 일하고 있었다"며 "이로써 방송국 여직원 10명 가운데 4명이 피살됐다"고 말했다.
에니카스 TV는 소속 직원에 대한 테러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확보하고 당국에 이미 알린 상태였다.
라티피 대표는 이와 관련해 보안을 강화했지만, 테러를 막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현지 경찰은 전날 용의자 중 한 명을 체포해 조사를 벌였다.
주마 굴 헤마트 주 경찰청장은 "용의자는 탈레반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자 탈레반 측은 이번 사건과 연관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3일 이슬람국가(IS)가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다.
AP통신에 따르면 IS는 "세 여성 언론인은 변절자인 아프간 정부에 충성하는 미디어 중 한 곳에 일했기 때문에 타깃이 됐다"고 밝혔다.
2014∼2015년부터 아프간에 본격 진출한 IS는 현지에 지부를 만들고 각종 테러를 일삼고 있다.
이에 대해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죄없는 동포, 특히 여성을 공격하는 것은 이슬람의 가르침, 아프간 문화, 평화 정신 등에 위배된다"며 이번 테러를 강하게 비난했다.
한편, 아프간에서는 지난해 9월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간 평화협상이 시작된 이후 표적 테러가 많이 늘어났다.
유엔아프간지원단(UNAMA)에 따르면 작년 9월부터 4개월 동안 언론인과 인권운동가 11명이 테러로 희생됐다.
일각에서는 탈레반이 이런 테러의 배후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탈레반이 평화협상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폭력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암룰라 살레 아프간 제1부통령은 "탈레반이 최근 표적 살인의 배후"라고 공식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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