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 범죄가 늘어난 가운데 영국에서 대낮에 중국인이 두들겨 맞는 일이 발생했다고 홍콩 매체가 전했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영국 사우샘프턴대 강사 펑 왕(37)은 지난달 23일 낮에 집 근처에서 조깅하다 4명의 백인 남성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왕은 20~25세의 백인 남성 4명이 차를 타고 지나가다 그를 보자 "중국 바이러스, 이 나라에서 꺼져"라고 소리를 질렀다.
왕은 까닭도 없이 폭언을 퍼붓는 그들을 향해 고함을 지르며 맞대응을 하자 그들은 차를 돌려 다가 와서는 왕을 두들겨 팼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왕은 코피가 터지고 얼굴과 팔에 타박상을 입었다.
지나가던 행인들이 구급차를 부르고 경찰에 신고해 4명 중 21세 용의자 1명이 체포됐으나 조사 도중 방면됐다.
2014년부터 사우샘프턴에 살고 있다는 왕은 SCMP에 "영국에 처음 왔을 때는 밤에 조깅을 해도 걱정이 없었는데 상황이 아주 나빠지고 있다"며 "브렉시트에 이어 팬데믹으로 사람들이 참을성이 없어지고 화가 난 상태다"라고 말했다.
SCMP는 이런 상황에서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등으로 중국과 영국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영국에 거주하는 많은 중국인이 혐오범죄의 타깃이 될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지난해 1~6월에만 중국인을 상대로 한 인종차별 범죄가 457건 신고되는 등 영국에서 동아시아인을 향한 범죄가 최근 1년간 급증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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