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취재 제한…총리·외교부장 등 기자회견은 화상 연결 방식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딛고 '3월 양회'의 전통을 되찾았다.
올해 '양회'(兩會)는 5천명의 참석자 가운데 상당수가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가운데 4일 막을 올린다.
최고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정책 자문기구인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의 연례 전체회의는 거의 같은 시기에 열려 양회로 불린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두번째로 맞는 올해 양회는 백신이 출시돼 상당수 양회 참석자들이 사전에 백신을 맞은 것이 주목할 만한 점이다.
백신이 이번 양회의 3월 개최 전통을 되살리고 성공적인 개최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홍콩 유일의 전인대 상무위원인 탐유충(譚耀宗)은 강제적인 백신 접종 요구는 없었지만 홍콩의 전인대 대표와 정협 위원 대부분은 베이징으로 출발하기 한 달 전부터 백신을 접종했다고 환구시보에 말했다.
그는 자신이 홍콩과 인접한 광둥(廣東)성 선전(深?)에서 시노팜(중국의약그룹)의 백신을 2차례 접종했다고 덧붙였다.
환구시보는 각지에서 전인대 대표와 정협 위원들에 백신 접종을 독려했다고 전했다. 이를 감안하면 대부분 양회 참석자들이 백신을 맞았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양회 참석자들이 이용하는 차량을 운전하는 기사들은 전원이 백신을 접종했다.
각지의 전인대 대표와 정협 위원들은 양회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3일 속속 베이징에 도착했다. 출발 전과 베이징 도착 후를 합해 3차례 가량의 핵산검사를 받는다.
이들은 베이징에 머무는 동안 매일 체온을 측정해야 한다.
양회는 전통적으로 매년 3월 4일 개막했지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대유행 때문에 개혁개방 이후 40여년만에 처음으로 연기돼 예년보다 2개월여 늦은 5월말에 개최됐었다.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전반적으로 안정된 가운데 올해는 관례대로 4일 정협이 7일간의 일정을 시작한 데 이어, 5일 전인대 전체회의가 시작된다.
앞서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일부 지방 양회는 연기되기도 했었다.
중국에서는 현재 해외유입 환자를 제외하고 지역사회 감염 환자는 2주 넘게 나오지 않았지만 올해 양회도 지난해와 비슷하게 강력한 방역 조치 속에 진행된다.
양회는 통상 열흘가량 열리지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일주일로 축소됐으며 올해도 작년과 비슷하다.
매년 전인대 전체회의 개막일이면 베이징의 인민대회당 앞에서는 해가 뜨기도 전부터 내외신 기자들이 길게 줄을 섰으나 언론의 현장 취재가 극도로 제한된 지난해부터 이런 장면은 볼 수 없게 됐다.
총리나 외교부장, 전인대 대변인 등의 기자회견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화상 연결 방식이다.
초청을 받고 회견에 참석하는 내외신 기자 수십명은 핵산 검사와 호텔 격리를 거쳐 하이뎬(海淀)구에 있는 미디어센터에 입장해 화상을 통해 인민대회당에 있는 고위 관리들과 문답을 주고받게 된다. 미디어센터는 인민대회당에서 8km가량 떨어져 있다.
양회 참석자와 취재진은 인민대회당과 호텔만을 오가는 폐쇄식 관리를 받는다.
회의가 열리는 인민대회당에는 사전 허락을 받은 소수 취재진만 들어갈 수 있다.
수도 베이징은 올해 방역 조치에 대한 자신감 속에 지난해보다는 통제가 완화한 듯한 분위기다.
지난해에는 양회가 끝날 때까지도 주거단지의 폐쇄식 관리가 이어졌고 학교들은 온라인 수업만 했다. 그러나 올해는 주거단지의 출입 통제도 느슨한 편이며, 초중고가 지난 1일 개학하고 국제학교들도 온라인 수업을 끝내고 등교를 재개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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