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단클론 항체(monoclonal antibody) 테플리주맙(teplizumab)이 1형(소아) 당뇨병 위험이 매우 높은 아이들의 발병을 5년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임상시험 결과 밝혀졌다.
단클론 항체란 인공적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한 면역체계의 단백질로 생체에서 어떤 종류의 세포 또는 항원에만 특이하게 반응하는 항체를 말한다.
1형 당뇨병은 면역체계가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의 베타 세포를 공격, 인슐린이 아주 적게 혹은 거의 생산되지 않아 발생하는 일종의 자가면역 질환이다.
미국 예일 대학 의과대학 내분비내과 전문의 케번 해럴드 박사 연구팀이 1형 당뇨병 위험이 매우 높은 아이들 76명(평균연령 13세)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이 같은 효과가 확인됐다고 UPI 통신이 3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 아이들 중 44명에게는 테플리주맙을, 나머지 아이들에게는 위약(placebo)을 투여하고 5년 동안 지켜봤다.
이 아이들은 모두 1형 당뇨병 가족력이 있었고 이 중 42명이 실제로 관찰 기간에 1형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토플리주맙이 투여된 아이들은 50%가 5년 후까지 1형 당뇨병이 발병하지 않았다.
이에 비해 위약이 투여된 대조군에서는 22%가 5년 후까지 1형 당뇨병이 나타나지 않았다.
테플리주맙이 투여된 아이들은 평균 약 5년 후 1형 당뇨병이 발병한 데 비해 위약이 투여된 아이들은 평균 27개월 후 당뇨병이 나타났다.
테플리주맙이 투여된 아이들은 면역세포에 의한 췌장 손상이 줄어들고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 베타 세포의 기능이 호전됐다.
테플리주맙이 투여된 아이들 중 일부가 영구히 1형 당뇨병이 발생하지 않을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발병이 지연되기만 해도 아이들의 성장 발달에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테플리주맙은 '인간 항CD3(humanized anti-CD3)' 단클론 항체로 면역세포인 T세포의 표면 단백질인 CD3 수용체에 달라붙어 T세포의 베타 세포 공격을 차단한다.
테플리주맙은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심사 기간이 단축되는 '혁신적 치료제 지정'(Breakthrough Therapy Designation)을 받은 실험 신약이다.
이 신약은 일라이 릴리 제약회사가 개발했으나 미국 바이오 제약회사인 프로벤션 바이오(Provention Bio)가 2018년 권리를 매입했다.
테플리주맙이 FDA의 승인을 받는다면 1형 당뇨병 발병을 지연시키는 최초의 약이 될 것이다.
당뇨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2형(성인) 당뇨병은 인슐린 생산이 부족하거나 세포가 인슐린을 활용하는 기능이 떨어져 발생한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