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석 싹 들어내고 25명 구겨넣어…美 밀입국 차 13명 사망 참사

입력 2021-03-04 09:55  

좌석 싹 들어내고 25명 구겨넣어…美 밀입국 차 13명 사망 참사
국경 울타리 뽑아낸 뒤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불법 월경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멕시코 국경 지대 인근에서 25명을 태우고 달리던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충돌 사고로 최소 13명의 사망자를 낸 가운데 사고 차량을 둘러싼 의문점이 하나둘씩 풀리고 있다.
미국 국경순찰대는 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임피리얼 카운티에서 발생한 SUV와 대형 트럭 간 충돌 사고와 관련해 SUV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불법 월경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8인승 정원을 초과해 25명을 싣고 달리던 포드 엑스퍼디션 SUV는 지난 2일 대형 트레일러트럭과 충돌했고, 이 사고로 13명이 숨졌다.
그레고리 보비노 국경순찰대 엘센트로 지역대장은 AP통신에 멕시코에서 출발한 SUV 2대가 국경 울타리를 뚫고 캘리포니아주로 불법 월경했다고 밝혔다.
순찰대 보안 카메라에는 충돌 사고를 낸 포드 엑스퍼디션과 쉐보레 서버번 SUV가 국경을 함께 넘는 장면이 포착됐다.
AP통신은 불법 월경 구간에는 강철 막대기 8개로 엮인 국경 울타리가 뽑혀 있었다고 전했다.
국경을 넘어 미국에 진입한 엑스퍼디션 차량에는 25명이, 서버번에는 19명이 각각 탑승했다.



엑스퍼디션은 국경을 넘어 고속도로를 향해 달리다 대형 트럭과 부딪혀 참사를 냈다. 이 차에는 15∼53세 남녀 25명이 탑승했고, 사망자 13명 중 10명은 멕시코 국적자로 확인됐다.
또 서버번 차량은 월경 직후 알 수 없는 이유로 불이 났고, 차량을 탈출한 탑승자 전원이 체포됐다고 순찰대는 전했다.
보비노 대장은 "이번 사고는 밀입국 중개업자들이 사람 목숨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특히 밀입국 중개업자들은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충돌 사고가 난 엑스퍼디션 차량의 운전석과 조수석을 뺀 모든 좌석을 싹 들어내고 25명을 태웠다고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CHP)는 밝혔다.
AP통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도입된 밀입국자 즉시 추방 제도도 국경지대에서 위험천만한 불법 월경 사고를 부추기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충돌 사고 원인과 관련해 SUV가 정지신호를 어겼는지와 트럭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달렸는지는 등을 조사 중이다.
jamin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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