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일은 명시 안해…이르면 다음주 권익위 조정서 서명
대한항공 자구 계획 속도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최평천 기자 = 서울 종로구 송현동 대한항공[003490] 사유지 매각을 두고 대립을 이어온 서울시와 대한항공이 국민권익위원회 조정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권익위와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시와 대한항공은 이르면 다음주 송현동 부지 매각 최종 합의식을 열고 조정서에 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11일 또는 12일 합의식이 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양측의 협상이 막바지 단계"라며 "조만간 최종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와 대한항공은 이번 조정에서 계약 매매 시점을 특정하지 않는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서울시의 요구를 대한항공이 수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양측이 매매 계약 시점 특정 여부를 두고 대립하며 합의가 성사 직전 무산된 바 있다.
권익위 중재를 통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송현동 부지를 매수해 서울시와 교환하는 '3자 교환'이 논의됐지만, 서울시는 계약 시점을 특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당시 권익위 조정서에 올해 4월 30일로 계약날짜를 명시하도록 합의가 이뤄졌지만, 서울시가 돌연 '조정서에 계약 날짜를 특정하지 말자'고 요구했다.
서울시는 송현동 땅 교환 부지로 거론된 서부면허시험장 부지를 둘러싼 논쟁이 격화하면서 계약 시점이 지연될 것을 우려해 날짜를 명시하지 않으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암동 주민들은 '서부면허시험장을 송현동 부지 매각과 연관 짓지 말라' 민원을 제기했고, LH공사도 서부면허시험장을 공공주택사업 후보지로 고려하지 않는다고 못을 박았다.
서울시와 대한항공이 잠정 합의에 도달하면서 서울시가 LH와도 토지 교환과 관련해 사실상 합의를 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의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영난 해소를 위한 대한항공의 자구 계획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부터 송현동 부지 매각을 추진했지만, 서울시가 공원화를 발표하면서 매각이 지연됐다.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 매각을 통해 올해 안으로 4천500억~5천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기내식·기내면세품 판매 사업을 매각해 8천억원 가량을 확보했고, 사모펀드(PEF) 운용사 케이스톤파트너스에 공항버스 사업인 칼리무진 사업부를 105억원에 매각했다.
대한항공 지주사인 한진칼[180640]도 골프장 운영업체인 제동레저의 지분을 모두 매각해 230억원을 확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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