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 문화 확산 기여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은평성모병원은 각막 기증으로 사랑과 나눔의 정신을 세상에 전한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뜻을 잇고자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Cardinal Stephen Kim Memorial' Transplant Hospital)을 마련해 4일 개원했다고 밝혔다.
이곳은 국내 최초의 장기이식병원으로 은평성모병원 본관 G층에 자리를 잡았다. 각막이식센터, 간이식센터, 소장·다장기이식센터, 신췌장이식센터, 심장이식센터, 폐이식센터 등 6개 이식센터를 갖추고 이날 진료를 시작했다.
이곳에서는 혈액형 불일치 등 고위험 이식 수술을 성공시키기 위해 다양한 진료과목의 장기이식 전담 의료진이 참여하는 유기적인 협진 시스템이 마련돼있다.
특히 장기를 이식받는 환자와 장기를 기증하는 공여자를 안정적으로 돌보고자 '수혜자·공여자 케어 프로그램'을 구축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의료진과 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 등이 팀을 이뤄 공여자와 수혜자 모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수술 트라우마와 상실감 관리, 수술 후 재활과 운동, 면역억제제 복약 지도 등을 포괄적으로 지원한다.
장기기증 문화 확산을 위해 장기이식병원 안에 장기 및 조직 기증 신청을 위한 핫라인을 개설해 상담 등을 제공한다.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상임이사 손희송 주교는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이 이식환자들에게는 새 생명의 기쁨을 주고 기증자들에게는 사랑 실천의 기쁨을 줄 수 있는 병원이 되길 바한다"고 말했다.
김수환 추기경은 1990년 "앞 못 보는 이에게 빛을 보여주고 싶다"고 헌안 서약을 한 이후 2009년 2월 16일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라는 말과 함께 안구를 기증하고 선종했다.
당시 빈소가 마련된 명동성당에는 약 40만명이 조문했고, 각막을 기증하고 떠난 추기경의 정신을 이어 장기기증이 증가하는 등 국민적인 추모 열기가 일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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