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 야당 대표 체포 후 시위 격화…5명 사망

입력 2021-03-07 18:19  

세네갈 야당 대표 체포 후 시위 격화…5명 사망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최근 아프리카 서부 세네갈에서 유력한 야당 대표가 체포된 이후 시위가 격화돼 적어도 5명이 숨졌다고 로이터, AFP 통신 등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네갈 야당 대표 우스마네 손코가 지난 3일 성폭행 혐의로 체포된 이후 17세 소년이 6일 남부 지역에서 총격에 사망한 것을 비롯해 최소 5명이 시위 도중에 군경과 충돌로 사망했다.
슈퍼마켓 체인과 주유소 등이 시위 과정에서 약탈당했으며 몇몇 경찰서와 정부 건물도 불타거나 내부 집기 등이 뒤집어졌다.


이는 서아프리카에서 가장 안정된 국가 중의 하나로 여겨진 세네갈에서 수년 만에 일어난 최악의 정치 소요이다.
정부는 시위 장면을 보도한 두 방송국의 송출을 소요를 부추긴다는 이유로 잠정 중단하고 5일 왓츠앱 등 인터넷도 제한했다. 시위대는 친정부 성향의 신문사 등을 공격하기도 했다.
이번 시위는 높은 실업률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규제로 인한 불만이 젊은 층 사이에 폭발한 측면도 있다. 정부는 이에 일부 코로나19 규제를 완화했다.
46세인 손코는 2019년 대통령 선거에서 3위를 했으며 젊은 층 사이에 인기가 많다.
그는 마사지 서비스를 해주던 미용실 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됐으나 손코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정치적 의도로 조작된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법원에 출두하던 중 자신의 지지자들이 경찰과 충돌한 이후 구속돼 소요 선동 등의 혐의도 추가로 받고 있다.


앞서 압둘라예 웨이드 전 세네갈 대통령의 아들인 카림 웨이드와 칼리파 살 전 다카르 시장 등 다른 잠재적 대권주자들도 뇌물수수, 부패 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거나 수감돼 2019년 대선 출마에 발목을 잡혔다.
2019년 재선에 성공한 마키 살(59) 세네갈 대통령은 기니의 알파 콩데 대통령이나 코트디부아르의 알라산 우아타라 대통령 등 다른 서아프리카 지도자처럼 연임 제한에 관한 헌법 재검토를 거쳐 2024년 대선에서 3선을 노리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세네갈을 포함해 15개 회원국을 둔 지역 블록인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는 세네갈의 모든 당사자에게 자제와 안정을 촉구했다.
그러나 손코 대표가 성폭행 혐의 심리로 법원에 출두하는 8일을 기해 야권은 일제히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어 정국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sungj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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