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스위치 켰다 껐다 말라, 재확산 급변점"…변이 감염도 걱정거리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늘면서 감염자 확산이 둔화하고 있지만, 방역 지침에 저항하는 움직임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보건당국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아이다호주에서는 어린이들까지 동원한 마스크 화형식이 열렸다.
100여명의 시위대는 지난 6일 주의회 의사당 앞에 모여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겠다면서 드럼통에 불을 피워 마스크를 태웠다.
집회에 참여한 부모와 어른들의 독려 속에 아이들은 마스크를 불에 집어 던졌고, 일부 아이들은 "마스크를 없애버려"라고 외쳤다.
WP는 이번 집회는 코로나 방역에 반대하며 아이다호주 전역에서 열린 여러 집회 중 하나였다고 전했다.
아이다호주는 주 전체에 마스크 착용 명령을 내리지 않았지만, 집회가 열린 주도(州都) 보이시를 비롯해 12개 지역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텍사스주를 선두로 주 정부들도 방역 완화 조치를 속속 선포하고 있다.
텍사스, 미시시피주는 지난주 마스크 착용 규정을 철폐했고, 웨스트버지니아, 코네티컷, 애리조나, 오하이오, 미시간, 루이지애나주도 술집, 식당, 체육관 등에 적용된 집합 제한 규제를 풀기로 했다.
하지만, 섣부른 방역 완화 조치가 코로나 재확산을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는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 코로나 감염 속도가 정체되기는 했지만, 하루 신규 확진자 절대 숫자는 여전히 높은데다 변이 바이러스가 새 불씨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CNN 방송은 존스홉킨스대학 자료 등을 인용해 지난주 하루 평균 신규 감염자는 6만여명, 사망자는 1천700여명이라고 전했다.
또 코로나에 걸려 입원한 환자는 4만1천여명이다.
잇따르는 방역 완화 조치에 보건당국은 경고 수위를 높였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CBS 방송과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방역 완화는 또 다른 급증을 촉발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파우치 소장은 현재 신규 감염자가 하루 6만∼7만 명 수준에서 정체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용인할 수 없는 수준이고 정말 매우 높다"면서 "(방역) 스위치를 켰다 껐다 하지 말라. 또 다른 급증이 발생하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에도 주목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발 변이 확진 사례는 현재 2천700여건이지만, 유전자 검사를 통해 밝혀진 숫자일 뿐이라며 더 많은 변이 감염자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염병 전문가 셀린 가운더 박사는 CNN방송에 미국 내 영국발 변이 확진 사례가 2천600여건에 이른다면서 "이 변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며 "우리는 지금 또 다른 확산의 급변점에 있다"고 말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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