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경, 반쿠데타 시위대에 또 총격…2명 사망·다수 부상(종합)

입력 2021-03-08 17:33   수정 2021-03-08 17:46

미얀마 군경, 반쿠데타 시위대에 또 총격…2명 사망·다수 부상(종합)
군부,"법 집행" 병원·대학 점령…밤에는 주택가에서도 무차별 총격 가해
여성단체, 전통치마 '타메인' 시위…남부 카렌반군 무장하고 시위대 보호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 군경이 8일 또다시 시위대를 향해 총격을 가해 2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가 전국적인 총파업에 나선 가운데, 군부도 병원과 대학들을 장악해 시위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유혈 사태가 계속되는 형국이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북부 카친주 미치나시에서 시위 참여자 2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고 목격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통신은 사망자들 외에 수 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을 사망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었으며, 근처 건물에서 날아온 총탄에 맞았다고 전했다.
현지 SNS에도 미치나에서 3명이 시위 도중 군경의 총에 맞았으며, 이 중 2명이 머리에 총격을 당해 숨졌다는 내용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양곤에서도 군경이 고무탄을 발사, 한 명이 부상했다.

수 만명이 거리로 나온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도 군경의 폭력 진압으로 최소한 6명이 부상했으며, 이 중 10대 한 명을 포함한 2명은 중상이라고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가 전했다.
군경 차량이 시위 참여자가 탄 오토바이를 그대로 밀고 가는 장면도 폐쇄회로(CC)TV와 주민들이 찍은 동영상에 담겼다고 다른 현지 매체 이라와디가 보도했다.
군경은 이와 함께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에 걸쳐 주요 병원과 대학을 점령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관영 매체를 인용해 전했다.
관영 매체는 이 조치가 법을 집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경은 또 심야에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관계자들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주택가에서도 총기를 발포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SNS에는 집 안에 있다가 군경이 쏜 총알에 맞았다는 글도 올라왔다.
주미얀마 한국대사관도 긴급 공지문을 통해 양곤 일대에서 전날 밤 늦게까지 총성이 울렸다면서 교민들에게 외출 금지 및 소등·문단속 조치 등을 요청했다.
양곤의 한 교민도 연합뉴스와 SNS 메신저를 통해 "어젯밤 양곤 시내 전역에 불안한 상황이 발생해 늦은 시간에 현지 직원들과 재택근무 실시를 결정했다. 다른 회사들도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건설,농업,생산 부문 등 9개 직군 노동조합 연합은 미얀마 경제를 멈춰 세워 쿠데타 군사정부에 타격을 주자면서 이날 총파업을 진행했다.
최대 도시 양곤에서는 대형 쇼핑몰 등 대부분 업소가 문을 닫았고, 노동자들도 공장에 가지도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이 목격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양곤에서는 지난 3일 군경의 총격으로 10명 안팎이 사망한 노스오깔라빠 지역에 시위대가 집결, 쿠데타 이후 사망한 이들을 추모했다고 미얀마 나우는 전했다.



남부 다웨이 지역에 근거지를 둔 카렌족 반군인 카렌민족연합(KNU) 소속 반군들은 소총 등으로 무장한 시위대의 행진을 호위했다고 미얀마 나우가 보도했다.
KNU를 포함해 앞선 정부들에서 전국적 휴전협정(NCA)을 체결했던 10개 소수민족 무장단체는 지난달 20일 성명을 내고 군정 타도를 위한 노력을 지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성 단체들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타메인(Htamain) 시위를 벌였다. 타메인은 미얀마 여성들이 입는 전통 통치마다.



이들은 군부를 규탄하는 의미에서 타메인을 깃발처럼 매달아 흔들거나, 마을 도로 위의 빨랫줄에 널어놓았다.
이는 미얀마에서 예전부터 내려오는 '타메인 아래를 지나가면 힘을 잃는다'는 미신을 이용해 군경에 저항하는 시위 방식이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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