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 대변인 "교환 이뤄지지 않는다면 미국 때문"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 정부가 세계 각국에 체포된 자국민 석방을 위해 미국과 '죄수'를 맞교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9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전 세계에는 미국의 의도로 인해 체포된 이란인들이 많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문제를 풀 협상의 여지는 분명히 있으며 우리는 미국과 죄수를 교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이 일(교환)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미국이 준비가 덜 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라비에이 대변인은 이날 구체적인 교환 대상 인물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의 이런 발언은 최근 벨기에 법원에서 중형을 받은 이란 외교관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4일 벨기에 안트베르펜 법원은 반체제 인사들이 프랑스 파리에서 계획한 행사에 폭탄테러를 하려 한 혐의로 체포된 이란 외교관 아사돌라 아사디(49)에 대해 징역 20년 형을 선고했다.
아사디는 지난 2018년 6월 파리 외곽 빌펭트에서 열린 이란 출신 망명자 정치집단 '피플스 무자헤딘 오브 이란'(무자헤딘에할크·MEK)의 행사를 겨냥한 폭탄 공격을 모의한 혐의로 체포됐다.
사이드 카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선고 직후 "벨기에 법원의 사법처리 절차와 판결이 불법적이며 노골적인 국제법 위반"이라고 날을 세웠다.
지난 1월에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이란 정부를 위해 로비활동을 하는 등 불법 정보요원으로 활동한 혐의로 이란 국적자이자 미국 영주권자인 정치학자 카베 롯폴라 아프라시아비를 체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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