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등 獨 10개주 한국산 KF94마스크 허용…"인정투쟁 성과"

입력 2021-03-10 01:39  

베를린 등 獨 10개주 한국산 KF94마스크 허용…"인정투쟁 성과"
16개주 중 10개주서 한국산 KF94마스크 표준규격 의료용 마스크로 인정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의료용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독일 내 16개주 중 10개주에서 한국산 KF94마스크 착용이 가능하다고 인정했다.
독일 정부는 지난 1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버스나 지하철, 슈퍼마켓 등에서 의료용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지만, KF94 마스크는 표준규격에 오르지 못해 한국 유학생과 교민들 사이에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에 우리 정부는 KF94 마스크를 독일 내에서 인정받기 위한 소위 '인정투쟁'을 벌였다.

주독한국대사관은 9일(현지시간) 독일 16개주 가운데 바이에른주, 작센안할트주, 헤센주, 튀링겐주,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 등 5개주는 코로나19 방역조처 공지사항 또는 질의응답(Q&A)에 KF94마스크가 착용가능하다고 공식적으로 명시했다고 밝혔다.
또 베를린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라인란트팔츠주, 자를란트주, 작센주 등 5개주에서는 현재 주 방역규정상 KF94마스크 착용은 허용된다고 서한 등을 통해 유권해석했다고 설명했다.
독일 내 16개주 중 절반을 넘는 10개주에서 KF94마스크를 인정한 셈이다.


조현옥 주독대사는 "바덴뷔르템베르크주, 브란덴부르크주, 브레멘시, 함부르크시,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주, 니더작센주 등 나머지 6개주에서도 KF94 마스크 착용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을 때까지 설득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지난 1월 19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주재한 연방정부·16개 주지사 화상회의에서 대중 교통수단이나 상점에서 우리나라의 KF94 마스크에 준하는 FFP2 마스크나 수술용 마스크 등 의료용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당시 연방정부·주지사 회의 후 공지된 결정문에는 허용 대상 마스크 규격으로 수술용 마스크 외에 유럽 표준인 FFP2 마스크와 미국 표준인 N95 마스크, 중국 표준인 KN95 마스크만 제시돼 있었다. 한국 표준인 KF94는 규격에 없었다.
이에 한국 유학생과 교민들 사이에서는 버스나 지하철, 슈퍼마켓 등에서 KF94 마스크를 쓰고 다니다가 경찰 등의 단속에 걸리면, FFP2 마스크 등과 같은 규격으로 인정될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이에 주독한국대사관은 조현옥 주독대사 명의로 16개 주지사에 개별적으로 서한을 보내 KF94 마스크를 FFP2 마스크와 동등한 규격으로 인정하고, 착용을 허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독일 연방보건부와 노동사회부, 16개 주별 보건당국 담당자들을 상대로 설득작업을 지속해왔다.
대사관 측은 "절반의 성과를 냈지만 더 노력하겠다"면서 "KF94 마스크를 쓰고 벌금 부과, 상점출입제지 등 불이익이나 불편사례가 발생한 경우 가까운 공관으로 제보해달라"고 당부했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KF94가 독일에서 규격으로 인정받은 세 마스크와 같은 수준으로 미세입자(평균크기 0.4㎛)를 94% 이상 차단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발간한 코로나19 관련 마스크 착용 가이드에서 FFP2와 N95만 동급으로 거론하고 있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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