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시노백 백신으로 대규모 접종…인구 22%가 1회 이상 접종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칠레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전에서 앞서가고 있다.
9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의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으로 일주일간 칠레는 일평균 인구 100명당 1.08회분꼴로 코로나19 백신을 투여했다.
하루에 인구의 1% 이상이 백신을 맞은 것으로, 이스라엘(1.03회분)보다 앞서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엔리케 파리스 칠레 보건장관은 이날 이 통계를 인용하며 "칠레가 전 세계 백신 접종 속도에서 1위에 자리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칠레의 누적 백신 투여량은 인구 대비 25.9%로, 전 세계에서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UAE), 영국, 바레인, 미국 다음이다.
1회 이상 백신을 맞은 인구의 비율은 21.9%로, 미국(17.9%)보다 많다.
칠레는 지난해 12월 말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백신을 들여와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시작했다.
물량이 충분치 않은 탓에 초반엔 다른 중남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속도가 느렸다. 그러다 지난달 초 중국 시노백 백신을 대량으로 받은 후 속도를 붙였다. 백신 확보와 접종 진행 모두 비교적 원활했다.
최근엔 남미 에콰도르와 파라과이에 시노백 백신 2만 회분씩을 기증하는 여유도 보였다.
빠른 백신 접종에 여론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칠레 조사기관 카뎀의 8일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80%는 정부의 접종 진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019년 사회 불평등 항의 시위 당시 한 자릿수로 추락했던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의 지지율은 20% 안팎까지 회복했다.
칠레 데사로요대의 곤살로 뮬러는 블룸버그통신에 "피녜라 대통령의 기업인 이력이 이번엔 우호적으로 작용했다"며 "자원을 동원하고, 관리하고, 협상하는 능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다만 접종 국민이 늘어나는 동안에도 코로나19 확산세는 아직 눈에 띄게 진정되진 않고 있다. 인구 1천900만 명 칠레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86만 명, 사망자는 2만1천여 명이며, 최근 하루 신규 확진자는 3천∼5천 명이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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