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때까지 시위대 쏘라"…인도 국경 넘은 미얀마 경찰 증언

입력 2021-03-10 10:38   수정 2021-03-11 14:12

"죽을 때까지 시위대 쏘라"…인도 국경 넘은 미얀마 경찰 증언
군부 발포·탄압 명령 불복종 경찰과 가족 100명 국경 넘어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미얀마 군부의 명령을 따를 수 없어 인도로 월경한 경찰관이 "죽을 때까지 시위대를 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10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캄빳에서 경찰로 복무한 타 뼁(27)은 "경찰 규정상 시위대를 해산시킬 때는 고무탄을 쏘거나 무릎 아래만 쏴야 하지만, 죽을 때까지 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7일 상관으로부터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자동소총을 쏘라는 명령을 받고 거절했더니, 다음날 또 "총을 쏠 거냐"는 전화가 와서 못한다고 하고 국경을 넘었다고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
타 뼁은 "자동소총을 쏘라는 지시가 내려오자 나와 6명의 동료 모두 불복종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며 이달 1일 아내와 어린 두 딸을 두고 집을 떠나 사흘간 주로 밤에 이동하면서 인도 북동부 미조람주에 도착했다.
로이터 통신은 타 뼁의 경찰 신분증과 그가 경찰 제복을 입은 사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100명 안팎의 미얀마 시민이 쿠데타 발생 후 인도 미조람주로 피신했는데 상당수가 경찰과 가족으로 알려져 있다.
미얀마에서는 지난달 1일 쿠데타 발생 이후 60명이 넘게 군경의 발포와 폭력에 숨졌고, 1천800명 이상이 체포됐다.

인도 미조람주의 지역 경찰서장인 스티븐 랄리노마는 "그들은 군 통치자로부터 따를 수 없는 지시를 받았기 때문에 도망쳤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얀마 군부는 인도 정부에 보낸 공문을 통해 "양국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인도 영토에 도착한 경찰 8명을 미얀마로 넘겨달라"고 요청했다.



로이터 통신이 미조람주에서 만난 또 다른 미얀마 경찰관 역시 발포 명령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명령 불복종으로 징계를 받은 뒤 이달 6일 인도 미조람주로 월경했다. 국경을 넘는 데는 20만짯(16만원)의 비용이 들었다.
달이란 이름의 24세 미얀마 여경도 "주로 행정업무를 했는데 쿠데타 발생 후 여성 시위대 체포 임무를 맡기길래 거절했다"며 "시위대 편을 들었다는 이유로 투옥될 가능성이 있어 미얀마를 탈출했다"고 말했다.
타 뼁과 달 등 3명의 월경 경찰관 모두 미얀마 경찰 내부에 시위대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고 입을 모았다.
타 뼁은 "경찰서 직원들 가운데 90%가 시위대를 지지하지만, 이들을 결속시킬 지도자가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가족이 그립지만, 미얀마로 송환되는 것은 두렵다"며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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