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뇌전증(간질) 발작을 막는 항경련제를 임신 중 복용해도 출산한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임신 중 항경련제 사용은 출생 결함(birth defect) 또는 태어난 아이의 발달 지연을 가져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 메디컬센터 신경과 전문의 킴포드 미도 박사 연구팀이 뇌전증 여성 275명과 뇌전증이 없는 여성 77명이 출산한 자녀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9일 보도했다.
뇌전증 여성 중 74%는 임신 중 항경련제 라모트리진(lamotrigine) 또는 레비티라세탐(levetiracetam)을 복용했고 약 20%는 항경련제를 1가지 이상 복용했다. 4%는 항경련제를 사용하지 않았다.
복수의 항경련제를 사용한 여성의 50%는 라모트리진과 레비티라세탐을 병용했다.
연구팀은 이들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이 3세가 됐을 때 ▲어휘(vocabulary) ▲듣기 이해(listening comprehension) ▲숫자 기억(number recall) ▲패턴 인식(pattern recognition) 등을 평가하는 테스트를 통해 발달 점수(developmental score)를 채점했다.
어머니의 지능지수(IQ)와 교육 수준을 고려했지만 임신 중 항경련제를 복용한 여성의 아이는 복용하지 않은 여성의 아이와 발달 점수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그룹의 아이들은 모두 신경 발달 지연이나 신경심리학적 문제가 없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출산 전 마지막 3개월 사이에 모체로부터 채취한 혈액 속의 항경련제 수치의 차이도 발달 점수의 차이와 연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연구가 더 필요하겠지만, 임신을 고려하고 있는 뇌전증 여성들에게 안심을 줄 수 있는 결과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임신 중 간질 발작은 모체와 태아 모두에 해를 끼칠 수 있다. 따라서 간질 발작 억제가 임신과 출산 관리에 매우 중요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오는 4월 열리는 미국 신경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 화상 연례회의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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