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 2.5 농도 237㎍/㎥…"과거처럼 마구잡이 공장 중단 없어"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 수도 베이징이 연중 최대 정치 이벤트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에도 스모그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10일 베이징에서는 대기오염 때문에 유치원과 초·중·고의 체육 수업 등 야외 활동이 중지됐다.
중국환경모니터센터 웹사이트에 따르면 베이징의 공기질지수(AQI)는 오후 1시께 287까지 높아져 최악 단계의 바로 아래인 5급(AQI 201∼300) 수준이었다. 초미세먼지(PM 2.5) 농도는 237㎍/㎥에 이르렀다.
시내 일부 지역은 한때 AQI가 300을 넘어 공기질 최악 단계를 기록했다.
이날 베이징 당국은 오전 0시를 기해 대기오염 황색경보를 발령했다.
과거 중국은 양회 개막에 맞춰 베이징 주변의 공장 가동을 멈춰 푸른 하늘을 연출했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올림픽 블루(맑은하늘)'라는 말이 있었던 것처럼 양회 때마다 '양회 블루'가 회자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는 경제성장 둔화 때문에 공기 질 개선 속도를 늦춘 가운데 양회 때에도 스모그를 피하기 어려워졌다.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 경제를 회복시키는데 집중하고 있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에서 최근 철강 등 제조업의 공장 가동률이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생태환경부는 과거처럼 마구잡이식으로 공장 가동 중지를 강제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한다"면서 "환경을 지키면서도 과도하게 경제를 제약하지 않는 합리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업계의 문제 제기도 고려하는 것 같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베이징청년보는 베이징과 인근 지역에서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산업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았다는 점을 이날 베이징 공기오염의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신문은 또 2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6으로 12개월 연속 경기 확장 국면에 있어 생산 활동이 활발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베이징을 포함한 중국 북방 지역에서는 난방철이 아직 끝나지 않아 이로 인한 오염 물질 배출이 여전히 많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기온역전 현상으로 대기가 정체되고 오염 물질이 쌓인 것으로 분석된다.
베이징은 지난 4일 양회 개막일부터 미세먼지로 뒤덮였었는데 폐막일인 11일에도 베이징에서 푸른 하늘을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환경모니터센터는 베이징에서 이번 주말까지는 대기오염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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