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세계 최악 영국, 공격적 접종으로 '전세 역전'
독일·프랑스, 접종률 6~7% 불과…"관료주의, 무능" 지적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유럽의 상당수 국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3차 확산에 직면하고 있지만 바이러스 확산 속도를 백신 접종 속도가 따라잡지 못해 상황 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서는 지난 2주 사이 코로나19 감염률이 50% 상승했고, 하루 사이 300명 안팎이 코로나19로 사망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최근 누적 사망자 10만명이 넘어가면서 새로운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빈센초 데 루카 캄파니아주지사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이탈리아 전체가 3차 확산에 있는 것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헝가리도 지난 2주간 감염률이 두 배 이상으로 늘었고, 체코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너무 거세 전문가들이 백신의 도움 없이도 집단면역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이탈리아와 중부유럽 국가들이 최근 2주간 가파른 확산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독일과 프랑스는 확산세가 더 거세지지는 않는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
스페인, 포르투갈은 3차 확산 이후 최근 감염률이 떨어지고 있는데, 특히 스페인은 작년 4월 이후 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럽의 코로나19 관리 성패는 백신의 접종 속도에 따라 갈리고 있다.
한때 코로나19 상황이 세계 최악이었던 영국은 공격적인 백신접종 캠페인으로 현재 인구의 3분의 1에 1차 접종을 마친 상태다.
백신 접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영국에서 3차 확산에 대한 두려움은 거의 없는 상태라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반면에 독일은 접종률이 7%에 미달하고 프랑스는 6%도 되지 않는 등 유럽 대부분의 나라에서 백신 접종속도는 영국에 크게 못 미친다. 영국을 제외한 유럽 나라 대부분은 바이러스 확산속도가 백신 접종속도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최근 바이러스 확산세의 상당 부분이 영국발 변이에 의해 추동됐다.
강력한 변이가 처음 보고됐던 영국은 공격적인 백신접종으로 확산세가 크게 누그러졌지만, 변이가 옮겨간 다른 국가들에서는 백신을 의도만큼 빨리 접종하지 못해 코로나19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 외의 다른 유럽국가들의 백신 접종이 더딘 것은 물량 부족 때문은 아니다.
백신 수출을 놓고 영국과 유럽연합(EU) 간 갈등이 있었지만, 유럽 국가의 백신 확보물량은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다.
독일과 프랑스는 백신 확보량의 4분의 3도 소진하지 못했고, 벨기에는 3분의 1도 접종하지 않았다.
이렇게 물량을 확보해놓고도 백신 접종이 더딘 것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과성 논란에 따른 불신에 더해 이들 나라의 느린 관료주의적 행정과 능력부족 때문으로 보인다고 텔레그래프는 지적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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