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 극지연구소는 남극 세종과학기지 인근에서 4년간 물범 가족의 생활을 관찰한 내용과 사진을 11일 공개했다. 공개된 내용 중에는 새끼 물범의 탄생 직후 모습도 담겨있어 관심을 끈다.
극지연구소 이원영 박사 연구팀은 세종과학기지가 있는 남극 킹조지섬에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 총 7쌍의 웨델물범 어미와 새끼를 살폈다.
킹조지섬이 위치한 남셰틀랜드 군도에서 이뤄진 물범의 장기 관측연구로는 21세기 들어서 학계에 처음 보고된 사례다.
새끼 웨델물범들은 남극의 봄이 시작되는 2015년 9월 19일에서 25일 사이에 태어났다. 남극 고위도 지역보다 보름 이상 빠른 일정으로, 지구온난화가 웨델물범의 번식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아울러 지구 온난화로 물범 서식지인 빙하와 바다 얼음이 사라지면 물범의 개체 수와 물범의 먹이가 되는 오징어, 물고기류의 생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새끼 물범의 양육 모습을 먼 거리에서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최대 30도 넘게 차이 나는 물범과 주변 얼음의 온도 차를 이용해 열적외선 카메라를 부착한 드론으로 남방코끼리물범의 성체와 새끼를 구별했다.
남방코끼리물범은 웨델물범과 마찬가지로 남극 연안에 폭넓게 서식하며 세종기지 인근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해양포유류다.
연구팀은 세종기지에서 얻은 정보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재는 장보고기지 주변에서 물범의 행동과 주변 환경 등을 관찰하고 있다.
이 연구는 해양수산부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수의과학 분야의 상위 학술지 동물(Animals)의 2020년 12월호 등에 게재됐다.
oh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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