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맞으면 해고' 접종률 54% 이스라엘서 백신 거부자 퇴출 확산

'안맞으면 해고' 접종률 54% 이스라엘서 백신 거부자 퇴출 확산
국영 복권업체, 해고 방침 통보…최대 식품업체 '검사 안 받으면 해고' 방침
"백신 거부자 해고는 불법" 논란 불가피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 50%를 넘긴 이스라엘에서 접종 거부자를 직장에서 퇴출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주로 고객을 직접 대면하는 영업장에서 감염 확산을 우려해 내놓은 조치지만, 백신 거부를 이유로 한 해고는 불법이어서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Ynet)에 따르면 국영 복권사업자인 미팔 하파이스는 전날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직원을 해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회사의 아비그도르 이자키 회장은 "300여 명의 우리 직원은 업무상 대중과 직접적으로 대면한다. 모든 직원이 회사의 결정을 진지하게 이해하고 백신 접종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사 직원의 건강을 책임진 사람으로서 나는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의 사옥 출입을 허락할 수 없다"며 "또한 백신을 맞지 않은 채 재택 근무하는 것도 허락할 수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회사 측은 일단 백신 미접종자에 대해 무급 휴가 조치하고,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도 미접종이 확인되면 해고한다는 방침이다.
이자키 회장은 "누구에게나 백신을 거부할 사적인 권리는 있다. 하지만 타인을 위험에 노출할 권리는 없다. 그것은 끔찍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전체 국민(약 930만 명)의 54%가 넘는 505만 명이 1차 접종을, 42%가 넘는 397만 명이 2차 접종을 마친 이스라엘에서는 최근 미접종자를 업무에서 배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예루살렘 소재 하다사 메디컬 센터는 이달 초 백신 미접종 의료진을 환자 치료 업무에서 배제했다.
병원 측은 백신을 맞지 않았거나 코로나19 감염 후 회복돼 일정 수준의 면역을 획득한 간호사와 의료진에게 치료 업무를 중단하고 행정 등 병원 측이 미접종자에 적합하다고 판단하는 업무로 전환하라고 지시했다.
결국 이 병원은 백신 미접종자 가운데 의학적 판단에 따라 접종이 어려운 경우를 제외한 직원 80명에게 무급휴가 명령을 내렸다. 무급휴가 대상자 중에는 의사와 간호사도 포함되어 있다.
해고나 업무배제가 아니더라도 일부 기업들은 정기적인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요구하는 등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추세다.
이스라엘 최대 식료품 소매업체인 슈퍼살은 최근 미접종 직원들에게 정기적으로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해고하겠다는 방침을 알렸다.
이 업체는 백신 접종자 또는 감염 후 회복자가 아닌 경우 72시간 단위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결과를 제출해야 하며, 검사는 근무 외 시간에 받으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백신 미접종을 이유로 해고 등 인사조치를 하는 것은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을 것이어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일부 소비자들은 백신 거부를 이유로 직원을 해고하는 기업이나 브랜드에 대한 불매 운동을 예고해 파장이 예상된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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