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스페인이 우버이츠, 딜리버루와 같은 음식 배달업체에서 일하는 배달원을 해당 업체 직원으로 분류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스페인 정부는 1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맞물려 빠른 속도로 늘어난 배달 노동자의 지위를 이같이 규정하는 법안을 마련했다고 AP, AFP 통신 등이 전했다.
법안에는 배달업체의 인공지능(AI) 시스템이 어떻게 일을 할당하고, 성과를 평가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배달원에게 알려줘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로써 스페인은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처음으로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 등록된 배달원의 지위를 법으로 명시한 나라가 됐다.
욜란다 디아즈 노동부 장관은 배달앱 배달원이 이제는 급여를 받는 노동자로서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게됐다고 말했다.
디아즈 장관은 기술 발전 속도에 발맞춰 노동자의 권리를 지켜내기 위해 만든 이 법안이 시행되면 스페인 노동시장의 현대화에 일조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해당 법안은 의회 표결을 거칠 필요가 없어 이르면 다음주 열리는 국무회의에 상정돼 처리될 전망이다.
그간 배달앱 업체들은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와 배달원 사이에서 중개하는 역할을 할 뿐 배달원을 직원으로 거느린 기업이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딜리버루는 스페인 정부의 이번 조치가 "배달원의 일자리를 줄이고 식당업계에 해를 끼칠 것"이라며 스페인 정부에 재고를 촉구했다.
우버는 "유연성과 통제력을 유지한 채 독립적인 노동자들의 근로 기준을 높이고,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서비스플랫폼연합은 이번 법안이 "사업할 자유, 지식재산권과 같은 가장 기본적인 원칙에 대한 공격"이라며 "스페인의 디지털 경제발전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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