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열풍 타고 서예 관심도 높아져…"글씨가 춤을 추는 것 같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에서 한국어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한글 서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주러 한국문화원은 12일(현지시간) 지난달 러시아에서 처음으로 개최한 한글 캘리그라피(서예) 공모전에 총 251명의 참가자들이 495점을 출품해 수준 높은 작품들을 선보였다고 전했다.
공모전은 2월 12일부터 28일까지 지정주제, 자유주제, 종이 이외의 재료 활용 등 세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대회는 사전 공지문에 대한 조회수가 2만여 회, 리포스팅이 300건을 넘길 정도로 현지인들의 높은 호응 속에 진행됐다고 문화원은 소개했다.
문화원은 한글 서예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이해가 부족한 점을 고려해 지난해 12월부터 서예 강의 동영상 12편을 문화원 유튜브 채널에 올려 미리 홍보도 했다.
이번 공모전에선 대상, 우수상, 장려상, 입선 등에 걸쳐 12명이 수상했다.
대상은 모스크바 '스콜코보 과학기술대' 박사과정에 있는 알렉산드라 베즈메노바(27)가 차지했다.
그녀는 한국화적인 배경에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글을 균형과 비례미를 살려 간결하게 표현한 작품으로 최고상을 받았다.
공모전 심사위원을 맡은 한국의 대표적 서예 작가 강병인(강병인글씨연구소 대표)씨는 "참가자들이 외국인인 것을 고려하면 참가작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고, 우리말에 대한 이해도와 함께 글이 가진 의미들을 글씨에 잘 살려냈다"고 높게 평가했다.
이번 공모전과 병행해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열린 강 작가의 전시회도 전체 조회수가 6만여 건에 이르는 등 큰 관심을 끌었다.
출품된 강 작가의 대표작 '꽃', '숲', '황소', '봄' 등 22점에 대해 현지인들은 "한글 캘리그라피가 이렇게 아름다운지 몰랐다", "글씨가 사람처럼 춤을 추는 것 같다", "멋진 한글 캘리그라피 덕분에 한글을 배우고 싶어졌다"는 등의 인상적인 댓글을 달았다.
최근 들어 러시아에선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지속해서 커지고 있으며, 작년 9월에는 한국어가 러시아 초중등 교육과정 정규과목(제2외국어)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주러 한국문화원이 여는 한국어 강좌에는 매년 4천여 명의 현지인들이 등록하고 있다고 문화원은 전했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