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국 투자액도 감소 전환…무역수지는 166억 달러 흑자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9년째인 지난해 양국 간 상품교역액이 코로나19 여파로 4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미국의 한국에 대한 투자액도 2016년 이후 처음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4일 발표한 '한·미 FTA 발효 9년 차 교역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양국 간 상품 교역액은 전년보다 2.7% 감소한 1천316억달러로 집계됐다.
양국 간 상품 교역액은 2017년부터 3년 연속 증가하며 2019년에는 1천352억 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세계 경기둔화와 글로벌 교역 감소, 저유가 등의 영향으로 교역량이 줄었다.
다만, 지난해 한국의 대세계 교역량이 전년 대비 6.3%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감소 폭은 적은 편이다.
한국의 대미 수출은 741억 달러로 1.1% 증가했다. 컴퓨터(104.2%), 반도체(25.3%) 등의 수출 호조에 따른 것이다. 한국이 미국 수입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3%로 0.2%포인트 상승했다.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은 7.1% 감소한 575억 달러로 집계됐다. 미국산 원유(-40.0%) 등의 수입이 급감한 게 컸다. 한국 수입시장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과 같은 12.3%로, 중국(23.3%)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수출은 증가했지만, 수입은 줄면서 대미 무역수지는 전년보다 52억 달러 증가한 166억 달러 흑자를 냈다.
양국간 투자액도 줄었다. 한국의 대미 투자(3분기 누적)는 송금기준 95억6천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했다. 신고기준으로는 12.5% 줄었다.
FTA 발효 이후 9년간 대미 투자는 892억6천만달러로, 발효 전 대비 3.1배 늘었다.
미국이 한국에 투자한 금액도 2016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신고액으로는 전년 대비 22.6% 감소한 53억달러, 도착액은 26.4% 감소한 10억3천만달러였다.
FTA 발효 이후 9년간 투자유치액은 429억달러로, 발효 전보다는 2.2배 늘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최근 미국의 한국 투자는 운송용 기계 등 전통산업에서 반도체·클라우드·전자상거래 등 4차 산업과 관련된 신산업 분야로 확대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일본 수출규제 품목인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를 국내에서 생산하고, 아태지역 서비스 확대를 위한 글로벌 IT 기업의 데이터센터를 증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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