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코로나19 조치로 극장 폐쇄 지속되자 항의 차원
"다른 곳 여는데 극장만 막는 것은 이해 안 돼" 불만 커져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프랑스의 오스카'로 불리는 세자르 영화상 시상식에서 한 여배우가 정부의 극장 폐쇄 조치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누드 시위를 벌였다.
13일(현지시간) BBC 방송, AFP 통신에 따르면 전날 사회적 거리두기 하에 열린 파리 세자르상 시상식에서 배우 코린 마시에로(57)가 의상상 시상자로 나섰다.
그녀는 피로 물든 드레스 밖에 당나귀 의상을 걸쳐 입고 무대에 올랐다.
그녀는 갑자기 옷을 벗어 현장에 있던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배 부분에는 영어로 "문화 없이 미래도 없다"(No culture, no future)라는 문장이, 등에는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를 직접 겨냥해 "장, 우리에게 예술을 돌려달라"(Give us back art, Jean)는 문장이 프랑스어로 각각 적혀있었다.
이날 시상식에서 정부의 극장 폐쇄 조치에 항의한 것은 마시에로 뿐만이 아니었다.
배우 겸 감독인 스테판 드무스티어는 각본상을 받으면서 "내 아이들이 자라(패스트패션 브랜드)에는 갈 수 있는데 극장에는 가지 못한다. 이는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AFP 통신은 몇 달 동안 지속된 극장 폐쇄에 대한 좌절감으로 인해 연례 영화 축제인 세자르상 시상식에서 격렬한 정치적 분위기가 돌았다고 전했다.
프랑스 정부는 코로나19 대응 조치의 일환으로 지난해 10월부터 극장 문을 닫아놓고 있다.
이에 지난해 12월 수백 명의 프랑스 배우와 감독, 비평가, 음악인 등은 파리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 모여 정부의 문화예술 공연장 폐쇄조치에 대해 항의했다.
세자르상은 지난해에는 원로감독 로만 폴란스키의 성범죄 전력을 둘러싼 논란과 운영진 총사퇴로 얼룩져 상의 권위에 커다란 흠집이 가기도 했다.
다수의 성범죄 전력이 있는 폴란스키의 작품 '장교와 스파이'가 세자르 작품상, 감독상 등 1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면서 최다 부문 후보작이 되자 여성단체들을 중심으로 폴란스키의 영화와 세자르상 시상식 보이콧 운동이 벌어졌다.
결국 폴란스키 감독은 물론 출연진과 제작진도 시상식에 불참했고, '장교와 스파이'는 결국 감독상과 의상상을 받는 데 그쳤다.
해외 유명 영화가 출품되는 프랑스 칸 영화제와 달리 세자르 영화상은 프랑스 영화인들이 1976년부터 매년 우수한 프랑스 영화에 주로 시상하는 프랑스 영화 최대 축제다.
프랑스영화예술아카데미가 투표로 선정하는 이 상은 '프랑스의 오스카'로 불린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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