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도 1명 숨져"…중국대사관 '폭력 중단' 촉구
(하노이·서울=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노재현 기자= 미얀마 군경이 일요일인 14일에도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대에 발포해 유혈참사가 벌어졌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의 산업지대인 흘라잉타야에서 시위 참가자 중 최소 14명이 군경에 의해 살해됐다고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얀마 나우는 양곤의 사망자 수가 구조대원과 병원 관계자로부터 나온 정보라고 설명했다.
이날 양곤 곳곳에서는 시민 수백명이 군경의 진압에 대비해 모래주머니를 쌓고 철조망으로 바리케이드를 구축한 채 시위를 벌였다.
또 방수포로 따가운 햇살을 가린 채 거리에 앉아 "우리는 정의를 원한다"며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에 군경은 최루탄과 실탄을 쏘면서 진압에 나섰다.
또 양곤 인근 바고(Bago)에서 젊은 남성이 실탄에 맞아 숨졌고, 옥 광산지대로 알려진 북동부 까친주 파칸(Hpakant)에서도 한 시위 참가자가 사망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로써 지난달 1일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뒤 군경의 유혈진압에 따른 누적 사망자가 100명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14일 낮까지 미얀마 시위대의 누적 사망자는 최소 92명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이날 시위를 진압하던 경찰 1명이 숨지고 다른 경찰 3명이 다쳤다고 로이터가 미얀마 국영 MRTV를 인용해 보도했다.
MRTV에 따르면 숨진 경찰은 바고에서 돌 등을 던지는 시위대에 의해 가슴을 다쳤다.
한편, 미얀마 주재 중국대사관은 이날 "미얀마에 모든 폭력 행위를 중단할 보다 효과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며 미얀마 당국이 미얀마 내 중국 기업 및 인사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앞서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연방의회 대표 위원회'(CRPH)가 임명한 만 윈 카잉 딴 부통령 대행은 전날 시민들이 군부의 탄압에 강력히 맞설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은신처에서 진행한 페이스북 연설에서 "지금은 이 나라에 가장 어두운 순간이지만 여명이 멀지 않았다"면서 "시민들이 군부의 탄압에 맞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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