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재를 건설자재로 쓰려는 산업계 요구로 정부 규정 변경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정부가 석탄재를 유해폐기물 목록에서 삭제함에 따라 환경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15일 환경 전문매체 몽가베이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투자유치와 규제개혁을 위한 이른바 '옴니버스법안' 통과에 따라 지난달 석탄재를 유해폐기물 목록에서 삭제하는 규정을 내놓았다.
구체적으로 보면, 집진기로 채취한 석탄재인 플라이 애쉬(fly ash), 화력발전소에서 석탄을 태우고 남은 바닥에 남은 재를 뜻하는 저회(底灰·bottom ash)등이 모두 일반폐기물로 변경됐다.
유해폐기물은 엄격한 규제를 받지만, 일반폐기물은 재활용이 훨씬 쉽다.
인도네시아 환경단체 '트렌드 아시아'는 "석탄재를 유해 폐기물 목록에서 삭제한 것은 환경과 공중 보건의 지속가능성에 매우 나쁜 소식"이라며 "석탄재에는 비소, 납, 수은, 크롬 등 독성 화학성분이 들어있다"고 성명을 냈다.
이 단체는 "정부는 석탄재를 포장용 블록, 콘크리트 생산이나 다른 건설자재와 섞어서 쓰려는 산업단체들의 요구에 이끌렸다"고 비판했다.
인도네시아는 주요 석탄 생산국으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강조하고는 있지만 최소 2025년까지는 석탄발전이 에너지 주요 공급원을 자리를 지킨다.
또 다른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2016년 연구를 통해 인도네시아인 300만명 이상이 석탄화력발전소 배출가스로 인해 세계보건기구(WHO) 기준보다 높은 농도의 초미세먼지(PM 2.5)에 노출돼있다고 주장했다.
고농도의 초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되면 급성 호흡기 질환과 심혈관 질환을 앓게 된다.
조코위 대통령은 석탄산업의 부가가치 증대를 위해 원탄(raw coal) 수출을 줄이고, 석탄가스화발전 등 석탄파생산업을 가속하라고 작년 10월 지시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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