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대선 출마 불투명에도 여론조사 우세 유지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좌파 대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부패 혐의 유죄판결 무효로 정계 복귀 가능성이 커지면서 내년 대선이 극우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룰라 전 대통령의 맞대결 구도로 치러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가 아직 불투명한 상황임에도 여론조사에서는 그가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의 컨설팅 회사인 IPEC의 조사 결과를 보면 내년 대선에서 반드시 룰라 전 대통령을 찍겠다는 답변은 34%로 나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5%에 그쳤다.
이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당선자가 나오지 않고 두 사람이 결선투표에서 승부를 가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사는 지난달 19∼23일 148개 도시 2천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오차범위는 ±2%포인트다.
이에 앞서 IPEC는 지난 주말 룰라 전 대통령과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포함해 현재 거론되는 대선 주자 10명을 대상으로 한 잠재득표율 조사도 발표했다.
그 결과 잠재득표율은 룰라 50%, 보우소나루 38%로 나와 대선 주자 10명 가운데 룰라 전 대통령이 유일하게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앞섰다.
한편, '라바 자투'(Lava Jato·세차용 고압 분사기)로 불리는 권력형 부패 수사의 주심 재판관인 에지손 파킨 대법관은 룰라에 대한 수사와 판결이 편파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판단된다며 선고된 실형을 무효로 한다고 지난 8일 결정했다.
이후 연방검찰이 재심 청구를 통해 무효 결정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파킨 대법관은 청구를 기각하면서 룰라 문제를 대법관 11명이 참석하는 대법원 전원회의에 넘겼다.
대법관 가운데 다수가 파킨 대법관의 결정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전원회의 결과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파킨 대법관의 결정이 최종 확정되면 룰라는 정치적 권리 회복과 내년 대선 출마를 위한 중요한 고비를 넘기게 된다.
룰라는 뇌물수수와 돈세탁 등 혐의로 1심에 이어 2심 재판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아 2018년 4월 남부 쿠리치바 시내 연방경찰에 수감됐다.
이후 연방대법원이 2심 재판의 유죄 판결만으로 피고인을 수감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하면서, 룰라는 수감 580일 만인 2019년 11월 8일 석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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