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트럼프 보다 동네 의사·목사 얘기가 더 영향력"
공화당 지지남성 49% "백신 안 맞겠다"…이들 설득이 과제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공화당 지지자들의 설득을 두고 '트럼프 등판론'이 제기된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은 시큰둥한 분위기다.
바이든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백신 접종 독려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받자 참모들과 논의를 해봤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그들(참모진)이 하는 얘기가 트럼프가 지지자들에게 하는 어떤 말보다 더 영향력이 있는 것이 동네 의사, 동네 목사, 동네 사람들이 하는 말이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서서 백신을 꺼리는 공화당 지지자들에게 접종을 설득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선을 그은 셈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같은 질문이 나오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일 일어나서 (백신접종) 캠페인의 안전성과 효과에 대해 목소리를 높인다면 우리는 물론 이를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러나 주목할 만한 중요한 것은 81%의 공화당 지지자들이 주치의나 보건담당자를 신뢰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키 대변인은 또 "생존한 모든 전직 대통령이 캠페인에 참여했고 그들은 공식 초청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그(트럼프)는 그렇게 해야겠다고 결심할 수 있고 그렇다면 잘된 일"이라고 덧붙였다.
버락 오바마·조지 W. 부시·빌 클린턴은 물론 96세로 고령의 지미 카터까지 전직 대통령이 모두 백신 접종을 독려하는 광고에 흔쾌히 참여했음을 부각하면서 동참을 하지 않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간접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의 목표는 자신을 찍은 이들뿐만 아니라 모든 미국인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트럼프 등판론'은 전날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의 발언으로 본격화했다.
파우치 소장은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 공화당 지지자들이 백신을 맞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충격적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등판론까지 등장한 것은 공화당 지지자 중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이들이 적지 않아 백신 접종 확대를 통한 집단 면역 계획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PBS방송이 지난 1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을 지지하는 남성 중 49%가 백신을 맞지 않겠다고 했다.
CBS방송이 전날 내놓은 조사에서는 공화당 지지자 33%가 백신을 맞지 않겠다고 했고 민주당 지지자 중에선 맞지 않겠다는 비율이 10%였다.
워싱턴포스트가 공화당 지지자들에게서 실제로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이유를 들어본 결과 백신의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고 백신은 믿을 수 있다 하더라도 민주당 정부를 믿을 수 없다는 등의 주장이 나왔다. 이들을 설득해 백신을 맞게 하는 게 바이든 정부의 주요 과제가 된 셈이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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