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연구소·인천대 공동연구팀 관찰 결과 국제학술지 발표
(서울=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 극지연구소는 서로 다른 서식지에 사는 두 종의 남극 펭귄이 하나의 사냥터를 두고 공존하는 비밀을 풀었다고 16일 밝혔다.
이원영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과 김길원 인천대 교수 연구팀은 2017년 12월과 이듬해 1월 남극 세종과학기지 근처 남극특별호보구역인 나레브스키 포인트(Narebski Point)와 아들리섬(Ardley Island)에 사는 젠투펭귄과 턱끈펭귄의 생활 모습을 관찰했다.
젠투펭귄과 턱끈펭귄을 32마리씩 골라 관측 장비를 부착해 먹이를 찾아 이동하는 모습과 사냥하는 모습을 관찰했는데, 나레브스키 포인트에 사는 펭귄들은 먹이를 잡기 위해 아들리섬에 사는 펭귄들보다 2배 이상 먼 거리를 이동했다.
이때 턱끈펭귄과 젠투펭귄별로 동족 사이에 사냥지역이 겹치는 비율은 평균 26.4% 정도로 나타났다. 턱끈펭귄끼리는 사냥 지역이 25.9% 겹쳤고, 젠투펭귄들은 사냥 지역을 26.9% 정도 공유했다.
나레브스키 포인트 또는 아들리섬에 함께 살며 서식지를 공유하는 턱끈펭귄과 젠투펭귄은 사냥 지역이 평균 54.0% 겹쳤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같은 종끼리는 먹이 경쟁이 더 치열하기 때문에 사냥 영역이 상대적으로 덜 겹친다고 분석했다.
같은 서식지에서 사냥 영역을 더 많이 공유하는 젠투펭귄과 턱끈펭귄 같은 경우 선호하는 먹이와 사냥 위치가 달라 경쟁이 덜 치열한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그간 위치정보시스템(GPS)이나 수심기록계 등을 활용한 펭귄 연구는 많았지만 서로 다른 서식지에 사는 두 종의 남극 펭귄을 상대로 취식 행동을 동시에 비교 분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를 수의과학 분야의 저명 학술지인 동물(Animals) 2월호에 공개했다.
이원영 선임연구원은 "펭귄이 남극 환경에 적응하면서 공존을 선택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남극 펭귄을 이해하고 보호하고자 앞으로도 연구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oh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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