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 브리너가 처음?…"스티븐 연이 오스카 역사 쓴 게 맞다"

입력 2021-03-16 15:28   수정 2021-03-16 16:30

율 브리너가 처음?…"스티븐 연이 오스카 역사 쓴 게 맞다"
'아시아계 미국인 첫 남우주연상 후보' 갑론을박에 LAT 팩트체크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영화 '미나리'의 한국계 배우 스티븐 연이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지명됐지만, 미국 현지 소셜미디어에서는 사실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할리우드 역사에서 아시아계로 분류할 수 있는 명배우들이 오스카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거나 트로피까지 거머쥔 선구자적인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미국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15일(현지시간) 아시아계 미국인으로는 스티븐 연이 최초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고, 새로운 역사를 만든 것이 맞는다고 보도했다.
미국 누리꾼들이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받은 최초의 아시아계 미국인이라고 주장한 대표적인 배우는 할리우드의 한 시대를 주름잡은 율 브리너다.
그는 '왕과 나'(1956년), '십계'(1956년), '황야의 7인'(1960년) 등 과거 할리우드 대작 영화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으로 선이 굵은 연기를 선보였고, '왕과 나'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브리너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스위스계 러시아인이고, 어머니는 시베리아 동부 몽골계인 부랴트족 혈통을 가진 이르쿠츠크 출신이다.



브리너는 현역 배우 시절 자신의 출신 배경에 신비감을 더하기 위해 몽골 아버지와 집시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몽골 왕자 혈통이라고 주장했으나 그의 아들은 전기에서 허위 정보라고 바로잡았다.
브리너는 어린 시절 중국, 프랑스를 거쳐 1940년대 미국으로 이주했고 시민권을 받았다. 하지만, 1965년 세금 문제 때문에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친할아버지 고향인 스위스로 이주했다.
LAT는 브리너의 이런 이력을 들어 그가 딱 들어맞는 아시아계도, 미국인도 아니라고 전했다.
아시아계 피가 흐르는 차임 토폴과 벤 킹즐리가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최초의 아시아계 미국인이라는 주장도 나왔으나 LAT는 두 사람 모두 미국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토폴은 러시아 이주민 출신의 이스라엘인으로, '지붕 위의 바이올린'(1971년)으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또 '간디'(1982년)로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은 킹즐리는 인도 출신의 부친을 둔 영국 배우다.
LAT는 스티븐 연이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 미시간주 트로이로 이주했다면서 그가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처음으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것은 팩트라고 전했다.


jamin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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