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연구개발·시설투자비 12.8조원…올해 시설투자에 8.7조원 투입 계획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현대차[005380]와 기아의 작년 글로벌 공장 가동률이 80%에도 채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현대차와 기아의 2020년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현대차의 작년 글로벌 공장 가동률 평균은 84.1%, 기아는 74.5%로 각각 집계됐다.
가동률은 해당 기간 생산능력 대비 생산실적 기준으로 계산한 수치로, 양사의 공장 가동률 평균은 2019년(95.3%) 대비 15.4%포인트 줄어든 79.9%였다.
현대차만 놓고 보면 작년에 러시아 공장(109.6%)만 유일하게 가동률 100%를 넘겼다. 국내 공장 가동률은 92.9%였고, 북미 공장 가동률은 72.6%, 인도 74.5%, 체코 72.3%, 브라질 71.7%, 터키 68.6% 등이었다.
기아의 국내 가동률은 85.3%로 2005년 80.9% 이후 1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나마도 국내 공장의 가동률이 가장 높았다. 슬로바키아 공장 가동률이 81.3%였고, 코로나 여파로 한때 공장 가동을 중단했던 미국 조지아 공장의 가동률은 65.9%에 불과했다. 멕시코 공장과 인도 공장의 가동률도 각각 51.7%와 54.0%에 그쳤다.
작년 현대차·기아의 생산 실적은 533만8천48대에 그치며 2019년(615만3천664대) 대비 13.3% 감소했다. 현대차의 생산량이 315만3천971대로 15.6% 감소했고, 기아가 218만4천77대로 9.6% 감소했다.
이처럼 공장 가동률과 생산 실적이 저조했지만 양사의 매출액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현대차의 작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7% 줄어든 103조9천976억원으로, 2019년에 처음 연간 매출액 100조원을 넘은 데 이어 2년 연속 100조원대를 달성했다. 기아는 전년 대비 1.8% 증가한 59조1천681억원의 매출을 기록, 역대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
코로나로 '차박'(차+숙박)이 인기를 끌며 고수익 차종인 레저용 차량(RV)의 판매가 상대적으로 늘며 실적을 견인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코로나로 자동차 산업 전반이 큰 타격을 입었지만 양사가 연구개발에 투자한 비용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고, 시설 투자는 오히려 크게 늘어났다.
현대차·기아가 작년 연구개발에 투자한 비용은 현대차 3조1천86억원, 기아 1조6천730억원 등 총 4조7천816억원으로 전년 대비 0.5% 감소했다. 현대차의 연구개발비가 전년 대비 2.3% 늘어난 반면 기아의 연구개발비는 5.4% 줄었다.
양사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는 2.9%로 2019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연구개발비를 제외하고 현대차와 기아가 작년 공장의 신제품 개발과 공장 신·증설, 보완 투자 등에 투자한 비용은 현대차 6조3천852억원, 기아 1조6천698억원 등 총 8조550억원이었다. 이는 2019년과 비교하면 41.1% 늘어난 수준이다.
현대차의 시설·설비 투자비가 77.2% 늘어난 반면 기아의 투자비는 20.7% 줄어들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E-GMP 전용 전기차를 비롯한 신차 출시와 보완 투자 등에 총 8조7천586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현대차가 올해 국내 공장에 5조8천577억원을 투자하는 것을 비롯해 북미 2천927억원, 브라질 2천200억원, 인도 1천994억원 등 총 6조8천668억원을 시설·설비에 투자하고, 기아는 국내 공장 1조1천854억원을 비롯해 총 1조8천918억원을 시설·설비 투자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올해 국내 시장 74만1천500대, 해외 시장 341만8천500대 등 총 416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기아는 292만2천대를 전세계 시장에서 판매한다는 목표를 각각 세웠다.
현대차는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와 전용 전기차 브랜드인 아이오닉의 성공적인 글로벌 시장 안착,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판매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기아 역시 전용 전기차 EV6를 포함, SUV 위주의 신차 출시를 통해 2025년까지 RV 판매 비중을 65%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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