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주총장 900명 모여…김기남 등 대표이사 재선임 등 안건 원안통과
이재용 부회장 취업제한 문제 등 논란도…3시간 20분 만에 종료
"M&A 검토중, 시기는 특정 못해"…갤럭시 노트, 하반기 거르고 내년 출시할 듯
(서울·수원=연합뉴스) 서미숙 김철선 기자 = 200만명이 넘는 '동학개미' 주주들을 보유한 삼성전자[005930]의 주주총회가 17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회사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에 2m 거리두기 등 방역을 지키며 약 1천200석을 확보했으며, 9시 넘어서까지 주주들이 입장해 지난해(400여명)의 2배가 넘는 총 900여명의 주주가 주총장에 나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사전 전자투표를 진행했고, 올해는 주주들의 편의와 코로나19 방역 등을 고려해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생중계도 병행했다.
주총에서는 사내·사외이사 재선임과 특별배당금 승인, 올해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이 상정돼 모두 원안 통과됐다.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부회장과 김현석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 고동진 IT·모바일(IM)부문 사장 등 사내이사 3인도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했다.
사외이사로는 박병국 서울대 교수와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이 연임됐고, 법제처 처장을 지낸 김선욱 사외이사는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재선임됐다.
주총 의장으로 나온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부회장은 인삿말에서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등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임직원과 협력사를 포함한 모든 분의 헌신과 노력에 힘입어 연결 기준 매출 237조원, 영업이익 36조원이라는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올해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정기 배당 규모를 연간 9조8천억원으로 상향했고 매년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의 50% 범위에서 정기 배당을 초과하는 잔여 재원이 발생할 경우 일부 조기 환원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또 "사업면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5G,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Cloud), 시큐리티(Security) 등 미래 역량을 준비하고 자율적인 준법문화의 정착을 통해 신뢰받는 100년 기업의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총은 3시간 20분 동안 진행됐다. 지난해 2시간에 비해 1시간 20분이 더 걸렸다.
김기남, 김현석, 고동진 대표이사가 반도체·소비자가전·모바일 등 주요 사업부문에 대한 경영현황을 설명할 때 마다 현장에 있는 주주들의 날카로운 질문들이 이어졌고, 사전에 온라인으로 접수한 질문도 일부 발췌해 답변했다.
한 주주가 온라인 사전질문을 통해 삼성전자의 인수합병(M&A) 계획을 묻자 김 부회장은 "지속적인 성장과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분야를 가리지 않고 M&A 대상을 신중하게 탐색하고 있다"며 "기존 사업의 지배력 강화나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답했다.
김 부회장은 다만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 때문에 실행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고동진 사장은 갤럭시 노트 시리즈가 폴더블폰과 통합돼 사라지는 게 아니냐는 주주의 질문에 "올해 갤럭시 S21 울트라에 S펜이 적용되면서 S펜을 단 플래그십 모델을 1년에 두번 내는 것은 상당히 부담이 될 수 있다"며 "하반기 (노트) 출시는 조금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그러나 "내년도에는 노트 카테고리를 지속하려고 사업부가 준비중"이라며 "노트 고객들의 마음을 저버리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주총장에는 참여연대와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가 참석해 이재용 부회장의 취업제한 문제를 거론하며 이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시민단체 주주들이 이사회가 이 부회장을 해임해야 한다고 요구하자 일반 주주 가운데서 이 부회장을 옹호하며 반박하는 등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주총은 마무리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참석 주주들에게 전자표결 단말기를 지급해 과거 '박수 통과' 대신 모든 안건마다 투표를 진행했고, 모든 안건에 대해 현장 참석자와 사전 전자투표 결과 등을 합한 표결 결과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김기남·김현석·고동진 등 사내이사는 98% 수준의 높은 득표율로 재선임이 확정됐고, 박병국·김종훈·김선욱 등 사외이사는 80% 안팎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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