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국방장관 방문 맞춰 경계태세…"北산음동 시설서 차량활동 주시"
"미사일·로켓엔진 시험 우려"…심한 도발 땐 외교노력 중단 관측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북한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첫 무기 시험을 준비하고 있을 수 있다는 평가를 미국 정보당국이 내렸다고 CNN방송이 익명의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관리들은 한미연합훈련이 축소된 규모로 열리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일본과 한국을 차례로 방문하는 상황에서 경계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블링컨, 오스틴 장관의 아시아 방문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본 뒤에 시험을 진행할지 여부를 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CNN은 북한의 무기시험이 수일 내에 강행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바이든 행정부의 여러 부처가 실제 도발 때 공식적으로 어떻게 대응할지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당국자들이 최신 정보에서 나타나는 것들에 대한 구체적 발언은 아끼고 있으나 사진이나 다른 정보로 미뤄볼 때 미사일이나 로켓엔진 시험이 유력한 시나리오라고 관측했다.
CNN은 미국 정보당국이 탄도미사일과 우주발사체가 만들어진 곳으로 추정되는 북한 평양 근처 산음동 시설의 차량 활동을 최근 며칠 동안 주시해왔다고 전했다.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는 북한의 핵개발 중심지인 영변 핵시설단지에서도 활동이 있다는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최근 전하기도 했다.
CNN은 전문가 해설을 인용해 블링컨, 오스틴 장관이 아시아에 있는 동안 북한이 무기시험을 강행한다면 역내 핵심 플레이어로 확실히 간주해달라고 강조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메시지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역정세 전문가들은 북한의 시험이나 도발이 놀라울 일은 아니라는 견해다.
헤리티지재단의 선임연구원인 브루스 클링너는 "전통적으로 북한은 미국과 한국에서 새 정부가 출범하면 두 경우 모두 초기에 강력하게 도발적인 모종의 행동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2009년에 이뤄진 북한의 무기시험을 사례로 지목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한 탈북자의 말을 인용해 그런 시험은 한국과 미국에서 양보를 짜내기 위해 '그들을 개처럼 훈련시킨다'는 취지에서 이뤄졌다고 해설했다.
그는 "역사를 보면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몇달 사이에 뭔가를 할 것이라는 점이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무기시험이 무엇이냐에 따라 미국 정부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이 핵탄두 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특히 2020년 10월 열병식에서 선보인 세계에서 가장 긴 '괴물 ICBM'을 시험한다면 우려스럽고 매우 도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그렇게 한다면 유엔 결의를 크게 위반하는 사안이고 바이든 행정부의 강력한 대응이 필요할 사안이며 외교적 접근법을 축소시킬 사안"이라며 "도발적인 것을 한다면 누구도 그런 행동을 보상하는 것으로 비치길 원치 않은 까닭에 3∼6개월 외교 휴지기가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글렌 밴허크 미국 북부사령관은 "김정은 체제가 핵으로 무장한 ICBM들 덕분에 미국 군사행동을 억지하고 북한 체제의 생존을 보장한다고 믿으며 그런 무기로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역량을 입증하려는 시도에서 놀라운 성공을 거뒀다"고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에 보고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이 미사일 시험을 한다면 그 미사일의 사정거리,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지 여부에 따라 미국의 대응이 결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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