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게임사·개발자들 "아이템 뽑기 확률 투명하게 공개해야"

입력 2021-03-17 17:03  

중소게임사·개발자들 "아이템 뽑기 확률 투명하게 공개해야"
의원실 공동 토론회…"확률형 아이템 규제는 전 세계적 흐름"
문체부도 "확률 표시 의무가 바람직"…하태경 "확률 감시법 발의"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게임에서 아이템을 뽑을 확률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중소 게임사와 개발자들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게임학회·콘텐츠미래융합포럼은 17일 오후 온·오프라인으로 확률형 아이템 관련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김승수·유동수·윤희숙·이상헌·전용기·하태경 의원실이 공동 주최했다.
중소 게임사 대표로 토론회에 참석한 김현규 한국모바일게임산업협회 부회장은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성과 전혀 관련 없는 수익모델(BM)일 뿐이며, 한국·일본·대만·베트남 등 아시아 몇몇 국가에서만 매달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유럽 쪽에서는 논리적·상식적으로 확률형 아이템 BM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로또 확률을 공개했다고 로또 사는 금액이 줄어들지 않는다. (확률을) 당연히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석희 한국게임개발자협회장도 "지금 게임을 많이 즐기는 청소년 세대가 구매력을 확보했을 때 확률형 아이템을 외면하면, 메이저 게임사는 어떤 BM을 확보할지 의문"이라고 짚었다.
현재 확률형 아이템 중심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주로 즐기는 연령대는 30∼40대인데, 지금의 10∼20대가 30∼40대가 되는 10여년 뒤에는 게임사들이 이런 BM을 유지하기 어려울 거라는 지적이다.
정 회장은 "콘솔 등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할 때인데 대기업은 노력하지 않고, 중소·인디 개발자들은 자본과 여력이 없다"며 "확률형 아이템 자체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투명하고 공정하도록 기업이 자발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토론회에 참석한 박승범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장은 "최근 이슈를 보며 정부도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이제 자율규제의 문제가 명확히 드러난 만큼, 법령으로 확률 표시 의무를 지우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과장은 "정부는 이용자들이 게임 정보를 정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국회 입법 과정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며 "업계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에 의존하는 BM을 넘어서 이용자들이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은 "모바일게임은 95.3%가 무료로 사용하고 4.7%에게 매출을 쥐어짜는 구조"라며 "그중에서도 0.1%의 '고래' 유저를 집중 공략하는 게 확률형 아이템 BM"이라고 설명했다.
위 교수는 "게임법 개정안 조기 입법으로 논란을 수습하고, 확률 적정성이나 추가 규제 여부를 논의해가야 한다"며 "확률형 아이템 규제는 전 세계적인 흐름"이라고 제언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은 "(당 차원에서) 확률 공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법안 심사 과정에 유저들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하도록 노력하고, 다양한 소통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은 "조만간 '확률 조작 국민 감시법'을 발의할 것"이라며 "업계 자율규제가 확률 정보의 신뢰를 담보해줄 수 없다는 것이 드러났으므로, 방송 시청자위원회처럼 게임 이용자위원회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예고했다.
hy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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