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선 앞두고 '골룸 네타냐후' 조형물 등장

입력 2021-03-17 22:36  

이스라엘 총선 앞두고 '골룸 네타냐후' 조형물 등장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총선을 일주일 앞둔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닮은 우스꽝스러운 조형물이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이날 텔아비브 시내 하비마 광장에 벌거벗은 남성이 벽 뒤에 쪼그려 앉아 있는 형상의 조형물이 등장했다.
콘크리트로 만든 조형물에는 '스포라디'(Sporadi)라는 서명이 있었고, 인근에 놓인 탁자에는 간식과 주스 등이 놓여 있었다.
아직 이 조형물이 등장하게 된 배경이나 설치자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당국은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의 눈에 띄기 시작한 이 조형물을 이날 오전 10시께 치운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행인들은 이 조형물이 영화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구부정한 모습의 골룸을 닮았다고 했고, 일부는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는 네타냐후 총리가 교도소 독방에 갇힌 모습 같다고 했다.
네타냐후 총리를 닮은 조형물이 공공장소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6년에는 텔아비브의 라빈 광장에 황금빛 네타냐후 총리 동상이 출현했는데, 당시 동상은 예술가 이타이 잘라이트가 설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잘라이트는 몇 시간 만에 동상을 자친 철거했었다.
한편, 이스라엘은 오는 23일 총선을 치른다. 2019년 4월과 9월 그리고 지난해 3월에 이어 2년 새 치러지는 4번째 총선이다.
2019년 4월과 9월 조기 총선 후에는 정당 간 이견으로 연립정부 구성이 불발했고, 지난해 3월 총선 후 네타냐후가 이끄는 우파 리쿠드당과 베니 간츠 국방부 장관이 대표인 중도성향의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이 연정을 구성했지만 7개월 만에 파국을 맞았다.


이스라엘 역대 최장기 재임 총리인 네타냐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초기 대응에 실패했지만, 백신을 대규모로 확보한 뒤 성공적으로 접종을 진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는 등 악재도 산재해 집권 연장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는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등으로부터 수년간 고급 샴페인과 시가 등 수십만 달러 상당의 선물을 받고, 현지 최대 일간지 예디오트 아흐로노트 발행인과 막후 거래를 통해 우호적인 기사를 대가로 경쟁지 발행 부수를 줄이려고 한 혐의도 받는다.
이스라엘에서는 코로나19 봉쇄 속에서도 그동안 줄곧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가 이어져 왔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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