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외무부 "보고서는 진실을 숨기려는 이란의 시도에 불과"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지난해 1월 이란의 수도 테헤란 부근 상공에서 격추된 우크라이나항공(UIA) 여객기의 사고 원인은 군 당국의 오인이었다는 최종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로이터 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 민간항공기구는 이날 발표한 조사 결과 보고서에서 "군의 방공망 담당자가 우크라이나 항공기를 실수로 적대적인 표적으로 식별하고 요격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방공 부대의 오인 발사에 있어서 해당 항공기(우크라이나 여객기)는 책임이 없다"고 덧붙였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은 이 보고서에 대해 사고 원인을 숨기려는 이란 당국의 시도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오늘 본 보고서는 이란 당국이 사고 원인을 숨기려는 냉소적인 시도에 불과하다"며 "우리는 진실을 밝히고 이 범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에 있어서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우크라이나항공 여객기 격추 사건은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임박한 긴장 속에 발생했다.
지난해 1월 3일 미군이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이란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무인기로 폭사시키자 이란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1월 8일 새벽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군기지를 향해 탄도미사일 22발을 발사했다.
공교롭게 탄도미사일이 발사된 지 1시간여 뒤인 오전 6시 12분께 우크라이나 보잉 737-800기종 여객기가 테헤란 국제공항에서 이륙했고, 3분 뒤 혁명수비대가 쏜 방공미사일 2발에 맞아 추락해 폭발했다.
이 사건으로 이 여객기에 탄 승객과 승무원 176명이 모두 숨졌다. 국적별 사망자는 이란인 82명, 캐나다인(이란 이중국적자) 63명, 우크라이나인 11명, 스웨덴인 10명 등이다.
당시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 여객기를 미국이 이라크에서 테헤란을 향해 쏜 순항미사일로 오인하고 실수로 격추했다고 해명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은 지난 1월 "비극적인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사건을 생각하면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부끄럽다"며 "무고한 희생자와 유족에 진심으로 추모의 뜻을 가득 담아 사과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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