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인터넷 이어 일부 지역 '블랙아웃'…시민들 "라디오 앱 다운받자"
군부 "수치, 55만 달러 건설업자에게 받아"…뇌물수수죄 최장 15년형 가능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 군부가 금주 초부터 휴대전화 인터넷을 차단한 데 이어 18일에는 일부 지역에서 인터넷을 아예 차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반(反)쿠데타 시위대에 대한 무차별 총격으로 200명이 넘는 희생자를 내고, 양곤·만달레이 일부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한 군부가 인터넷까지 차단하면 더 무자비한 탄압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공공장소에서 와이파이 접속이 끊긴 곳이 대부분이라고 보도했다.
다웨이 등 남부 일부 지역의 주민들도 인터넷이 전혀 안 된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북동부 지역 타칠렉 통신사는 페이스북에 이웃 국가인 태국과 이어진 케이블을 인부들이 자르고 있다는 설명을 단 사진을 실었다.
SNS에서는 스마트폰과 통화만 가능한 휴대전화 그리고 라디오를 나란히 놓고 '쿠데타 이후 한 달 동안 미얀마 통신수단의 변화'라는 글이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조만간 우리는 90년대에 사용했던 2G(세대) 전화기나 라디오를 사용해야 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인터넷에 접속할 수도 없다"고 적었다.
이러자 휴대전화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고도 들을 수 있다며 라디오 애플리케이션(앱)을 스마트폰에서 내려받으라는 글도 여러 개 올라와 있다.
인권단체 '포티파이 라이츠'의 존 퀸리 선임분석가는 미 CNN 방송에 "군사정권은 자신들이 자행하는 폭력 행위에 대한 어떤 정보라도 외부로 나가는 것을 막으려 하고 있다. 완전한 보도 통제 상황을 만들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군경의 무차별 총격과 인터넷 접속 제한 등으로 시위대 규모가 줄어든 가운데, 중부 마그웨 지역의 낫마욱에서는 수천 명이 거리 시위에 나섰다고 로이터 통신이 현지 매체 DVB를 인용해 보도했다.
낫마욱은 군부에 의해 가택 연금 중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선친이자 미얀마 독립 영웅인 아웅산 장군이 태어난 곳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중부 몽유와에서는 사흘 전 시위에 참여했다 군경에 체포돼 폭행을 당한 20대 시민이 사망했다고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지난달 1일 쿠데타 이후 전날 현재까지 군경의 총격 등으로 사망한 이는 217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현지 매체인 미얀마 나우는 민간이 발행하는 신문인 '스탠다드 타임'이 전날 발행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쿠데타가 발발한 지 한 달 반가량이 지난 뒤 미얀마에서 민간이 발생하는 종이 신문은 사라지게 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한편 국영 MRTV는 한 건설업체 회장이 2018년부터 2020년 4월까지 사업상 편의를 봐달라며 수치 고문에게 모두 4차례에 걸쳐 미화 55만 달러(6억 원)를 건넸다고 주장하는 영상을 전날 공개했다.
그러면서 수치 고문의 뇌물 수수 혐의가 인정되면 최대 15년의 징역에 처한다고 덧붙였다.
수치 고문은 이미 수출입법 위반, 자연재해법 위반, 선동, 전기통신법 위반 등 4개 혐의로 기소돼 유죄로 인정되면 최장 징역 9년 형을 받게 된다.
여기에 뇌물 수수죄까지 유죄로 인정되면 총 징역 24년 형을 받을 수 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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