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이사회 구성 등 국내외 주요 자문사 의견 엇갈려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국내 주요 의결권 자문회사 서스틴베스트가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에서 박철완 상무가 제안한 모든 안건에 찬성했다.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의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게 나오고 있어 오는 26일 주총 당일 표 대결 결과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서스틴베스트는 금호석유화학 개인 최대 주주인 박철완 상무의 ▲ 배당안(보통주 주당 1만1천원) ▲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선임안 ▲ 내부거래·보상위원회 신설 정관 변경안 ▲ 박철완 상무 사내이사 선임안 ▲ 이병남·민준기·조용범·최정현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 선임안 등 안건 전부에 대해 찬성표 행사를 권고했다.
서스틴베스트는 박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것이 현 경영진을 견제하고 이사회 균형을 확보하는 데 역할을 하고,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스틴베스트는 박찬구 회장의 과거 위법 행위에 대해 이사회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지적하며 "사측의 제안처럼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으면 경영진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게 활동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의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에 대한 의견이 속속 다르게 제시되고 있어, 주총 결과가 더욱 예측불허로 가고 있다.
앞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박찬구 회장 측이 제시한 배당, 이사회 개선, 이사 선임 등 모든 안건에 찬성했다.
반면 세계 2위 자문사 글래스루이스는 배당,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선임, 박철완 상무 사내이사 선임 등 3개 안건에 대해서는 박 상무 손을 들어줬다.
글래스루이스는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서는 회사 측과 박 상무 측이 제시한 후보마다 판단을 달리했고, 사측 후보에 좀 더 많은 찬성 의견을 던졌다.
박철완 상무는 이날 "회사의 변화 방향을 제시한 주주제안이 폭넓게 공감받고 있어 기쁘다"며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이 있는 지분은 박 상무가 10%, 박 회장은 자녀 지분을 합쳐 14.84%다.
양측 지분율 격차가 5% 미만인 데다, 박 상무가 일부 우호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양측의 표심 확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주총에서 검사인을 선임해달라는 박 상무의 신청을 받아들여 이날 왕미양 변호사를 검사인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주요 자문사들의 의견도 엇갈리면서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과 지분 50% 이상을 소유한 개인 소액 주주들이 주총 결과를 판가름할 전망이다.
최근 박 상무의 모친과 장인인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도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사들이고 박 상무의 우군인 특별관계자로 추가되며 박 상무 측이 세력을 넓히고 있어 경영권 분쟁은 이번 주총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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