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 5 직접 보니…낯설지만 비범한 '1세대 미래차'

입력 2021-03-19 08:00   수정 2021-03-19 08:58

아이오닉 5 직접 보니…낯설지만 비범한 '1세대 미래차'
라디에이터 그릴 사라진 허전함 없애주는 '파라메트릭 픽셀'
평평한 바닥과 넓은 휠베이스로 차별화된 안정감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현대자동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를 실제로 마주한 첫인상은 낯설면서도 비범한 '1세대 미래차'였다.
지난 17일 현대차가 서울 용산구 아이오닉 5 스퀘어에서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한 아이오닉 5의 실물은 콘셉트카가 아닌 게 맞나 의심하게 될 정도로 새롭고도 낯선 느낌이었다.
내연기관차에서 상상할 수 있는 디자인과 기능의 범위를 넘어선 전용 전기차인 만큼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요소들로 가득했다.
그러나 낯선 느낌이 전부가 아니었다. "그동안 이런 게 불편했지?"라고 묻는 듯 세심한 배려가 느껴지는 탑승 공간은 금세 넓고 편안한 나만의 공간이 될 수 있을 것만 같은 안락한 느낌을 줬다.
아이오닉 5는 올해를 전기차 도약의 원년으로 선언한 현대차의 야심작답게 새로운 기술과 디자인 요소를 꾹꾹 눌러담은 모습이었다.
전면부는 기존 내연기관차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사라진 허전함을 느낄 새 없이 '파라메트릭 픽셀' 디자인을 적용한 독특한 헤드램프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파라메트릭 픽셀은 이미지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픽셀'을 형상화한 아이오닉 5만의 디자인 요소로, 차량 측면의 각진 캐릭터라인과 조화를 이루며 금방이라도 앞으로 치고 나갈 듯한 추진력 있는 이미지를 완성했다.
후면부는 후미등이 좌우로 길고 가늘게 이어져 간결하면서도 당당한 인상을 풍겼다. 역시 파라메트릭 픽셀이 적용돼 다소 밋밋할 수 있는 일자형 디자인에 재미를 더했다.
실내로 눈을 돌리자 운전석과 조수석 문 상단에 놓인 모니터가 눈에 띄었다. 사이드 미러를 카메라로 대체해 사각지대를 줄인 '디지털 사이드 미러'였다.
디지털 사이드 미러는 지난해 아우디가 출시한 순수 전기차 e-트론 55 콰트로에도 적용돼 반향을 일으켰던 기술이다. 미래차에 필수적인 기술이라면 주저없이 수용하려는 현대차의 의지가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운전석에 앉자 마치 태블릿 PC를 연상하케 하는 12인치 계기반(클러스터)과 12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화면이 눈에 들어왔다.
클러스터 화면은 운전대의 버튼으로 조작할 수 있고, 인포테인먼트 화면은 터치로 조작할 수 있었다. 그 옆으로는 냉장고처럼 메모나 사진을 붙일 수 있는 자석 보드가 위치해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재치있는 조합처럼 느껴졌다.

옆으로 눈을 돌리자 아이오닉 5 실내 공간 활용의 백미, 움직이는 센터 콘솔 '유니버셜 아일랜드'가 있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해 평평해진 바닥의 장점을 살려 앞뒤로 움직일 수 있게끔 설계됐는데, 버튼 등을 이용해 자동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수동으로 밀고 당겨야 한다는 점은 당황스러운 부분이었다.
뒷좌석으로 이동해 앉아 봤더니 아이오닉 5의 긴 휠베이스(축간거리)가 선사하는 편안함이 무엇인지 실감이 났다. 겉으로 보기에는 팰리세이드보다 길다는 사실을 느끼기 어려웠지만, 직접 앉아보니 넓고 평평한 바닥이 안정감을 줬다.
아이오닉 5의 또다른 특징은 두 개의 트렁크다. 보닛을 열면 내연기관차의 엔진이 사라지면서 생긴 공간에 마련된 자그마한 앞쪽 트렁크가 나타난다.
뒷부분 트렁크는 2열 전동시트를 이동해 공간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뒷좌석 시트를 완전히 접으니 키 170㎝ 성인이 누울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생겨났다. 자연스레 '차박(차+숙박) 하기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오닉 5의 V2L(차량 외부로 일반 전원을 공급하는 기능) 역시 차박에 유용한 매력적인 기능이다. 충전구에 커넥터를 꽂고 헤어 드라이어를 연결하니 가정용 콘센트에 연결한 듯 바로 작동했다.
획기적인 내·외장 디자인과 신기술로 관심을 모으며 사전계약 돌풍을 일으킨 아이오닉 5에게 이제 남은 과제는 성능과 안전성 입증이다.
이달 중 양산에 돌입하게 될 아이오닉 5가 '포니'의 도전 정신과 자존심을 지키며 역사에 기록될 만한 1세대 미래차로 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hee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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