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을 참 자랑스러워했는데…" 애틀랜타 참사가 앗아간 희생자들

입력 2021-03-19 09:47   수정 2021-03-19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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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을 참 자랑스러워했는데…" 애틀랜타 참사가 앗아간 희생자들
50세 생일 이틀 앞뒀던 마사지숍 사장·근무 수개월차 종업원
육군 복무 마친 사업가에 신혼 여성도…한인 4명 신원은 아직 미공개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참 상냥하고, 친절하고, 베푸는 사람이었어요."
미국 조지아주 체로키 카운티의 '영스 아시안 마사지'를 운영하던 샤오제 탄은 고객을 가족처럼 편안하게 대해줬다고 한다.
중국 출신인 탄을 친구들은 '에밀리'라고 불렀다.
그는 50번째 생일을 이틀 앞둔 지난 16일, 백인 남성 로버트 에런 롱(21)의 총격에 숨졌다. 당일 연쇄 총격으로 숨진 8명 중 6명이 그와 같은 아시아계 여성이다.
18일(현지시간)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애틀랜타 인근 체로키 카운티 마사지숍에서 벌어진 총격사건 희생자들의 사연을 소개했다.
같은 날 애틀랜타 시내 스파 두 곳에서 총격으로 숨진 한인 희생자 4명의 신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영스 아시안 마사지'의 한 오랜 고객은 WP에 탄에겐 딸(29)이 한 명 있었고, 평소 딸을 무척 자랑스러워했다고 전했다.
탄의 손님이면서 친구였던 그는 총격 소식을 접하자마자 마사지숍에 갔지만 이미 도착해 있던 경찰차를 보고 망연자실했다.
그는 "탄이 더 이상 없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충격이다"라고 말했다.
마사지숍 종업원이던 아시아계 여성 다오위 펑(44)도 롱의 총격에 목숨을 잃었다. 그는 숍에서 근무한 지 불과 수개월 차였다고 WP는 전했다.
백인 여성인 딜레이나 애슐리 욘(33)은 남편과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가 변을 당했다.
신혼부부였던 이들이 함께 숍을 찾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총격이 발생했다. 총성이 울릴 동안 다른 방에 있던 남편은 생존했다.
욘의 유족은 WP에 "남편이 매우 힘들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욘은 와플 식당 종업원으로 근무하면서 결혼 전까지 13살 아들을 홀로 키웠다고 한다. 고인은 슬하에 8개월 된 딸도 뒀다.
한 친척은 "딜레이나는 우리 가족의 기둥과도 같았다. 가족이 무엇이든 필요하면 그를 찾았다"며 "자녀들을 참 사랑하는 사람이었다"라며 슬퍼했다.

총격의 또다른 희생자 폴 안드레 미컬스(54)는 미 육군 복무를 마친 사업가였다고 유족은 전했다.
백인 남성인 그는 결혼 20년 차로 가톨릭 신자이자 보수주의자였다고 WP는 전했다.
이 마사지숍에서 총격이 발생하고 약 50분 후 애틀랜타 시내 스파 두 곳에서도 총격으로 여성 4명이 숨졌다.
한국 외교부는 이들이 한국계라고 확인한 가운데 현지 경찰은 아직 유족에 희생 사실을 통보하지 못해 이들의 신원을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yo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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