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넬 수의과대 연구 결과…"척추 펴져 혈중 산소 수치 높아져"
(서울=연합뉴스) 멸종 위기에 처한 아프리카 검정 코뿔소를 헬기를 이용해 안전지대로 이송할 때 거꾸로 매다는 것이 들것에 눕혀 옮기는 것보다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9일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 대다수 코뿔소는 트럭으로 이송하지만, 10년 전부터 육로로 접근할 수 없는 곳에 있거나 그런 곳으로 옮길 때는 헬기를 동원하고 있다.
다리를 묶어 거꾸로 매달거나 들것에 옆으로 눕혀 고정한 뒤 옮기는 방식을 썼다.
거꾸로 매다는 것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지만, 코뿔소 건강에는 어떤 방식이 도움이 되는지 알지 못했다.
그래서 아프리카 검정 코뿔소의 3분의 1가량이 서식하는 나미비아 정부는 코넬 수의과대에 연구를 의뢰했고, 연구팀은 2015년부터 무게가 1천770∼2천720 파운드(약 802∼1천233㎏)인 코뿔소 12마리를 대상으로 비교 연구를 시작했다.
그 결과 연구팀의 예상과는 달리 거꾸로 매달았을 때 혈중 산소 수치가 더 높게 나왔다. 척추가 펴져 기도가 개방된 덕분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반면 옆으로 눕히면 호흡기관에서 숨쉬기에 관여하지 않는 공간인 '사강(死腔)'이 더 커져 혈중 산소 수치가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뿔소를 이송할 경우 모르핀보다 1천 배나 강력한 마취진정제를 투여해 기본적으로 혈중 산소 수치가 떨어지는데, 이 같은 이송방식의 차이는 코뿔소의 건강과 직결된다.
들것에 옆으로 눕혀 고정하는 데는 30분가량 소요되지만, 다리를 묶어 거꾸로 매다는 것은 몇 분 만에 가능해 마취진정제 투여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또 코뿔소 공중이송에 동원되는 헬기 2대의 현지 사용료가 시간당 4천 달러(약 450만원)여서 거꾸로 매달아 빨리 이송하는 것이 비용을 절감하는 길이다.
아프리카 검정 코뿔소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10만 마리 이상 서식했지만, 무분별한 포획으로 1990년대 중반에는 2천354마리로 98% 감소했다.
이후 보존 노력으로 현재 5천600마리가량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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