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경 총격에 카친족 2명 시위 도중 사망한 사건이 계기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 민주진영과 소수민족 반군의 연대설이 나오는 가운데 군부와 카친족 반군간 무력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19일 이라와디와 미얀마 나우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카친주 인잔장구(區) 귀따우 마을 인근에서 미얀마군과 카친독립군(KIA) 충돌이 계속되면서 마을 주민 40여명이 마을을 떠났다.
지난 16일에는 200명이 넘는 마을 주민들이 카친주 주도인 미치나에 있는 팔라나 난민촌으로 피신하기 위해 강을 건넜다.
군부와 KIA간 충돌은 15일 저녁에 발생했다.
KIA 반군이 귀따우 마을의 미얀마군 전초기지를 급습했다.
이후 오후 7시부터 자정까지 대포로 서로를 향해 공격하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렸다고 이라와디가 주민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 2018년 12월부터 양측이 휴전 협상을 벌이면서 군부와 KIA간 대규모 충돌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일 쿠데타 이후 KIA는 양측간 휴전협정을 중재해 온 단체인 'PCG'를 통해 미얀마군 북부사령부에 쿠데타에 저항하는 카친족 시위대에 위해를 가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달 미치나에서 시위대를 상대로 한 군경의 무차별 총격 과정에서 카친족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사건이 벌어진 지 사흘 만에 KIA가 파칸의 미얀마군 전초기지를 공격한 것이다.
미얀마 나우도 전날 오전 KIA 반군이 파칸의 경찰 기지를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두 공격이 동일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기지에는 미얀마군이 주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부 샨주에서도 양 측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KIA측은 접경지인 무세 지역의 충돌은 미얀마 군부가 먼저 일으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1일에는 군 모 KIA 사령관이 주민들이 사는 곳과 중국-미얀마 송유관 및 가스관을 피해 미얀마군을 공격하라는 지시를 내려보냈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양 측간 휴전 협정을 중재하던 PCG의 라미 굼자는 매체에 "지난 10년간 KIA는 수비적 자세를 유지해왔다. 그런데 왜 갑자기 태도를 바꿨는지 모르겠다"며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일부를 숨지게 한 일도 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이 계속되다면 싸움이 격렬해질 수 있어서 매우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사가잉 지역의 칼레구에서 지난 17일 군경의 실탄 발포로 친족 시위대 4명이 숨지고 최소 10명이 다쳤다고 이라와디가 현지 주민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 주민은 "칼레에서 경찰 총격으로 시위 참여자가 사망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미얀마의 임시정부 역할을 하는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는 이틀 전 성명을 내고 소수민족 무장혁명 조직들에 대한 테러·불법단체 지정 해제 방침을 발표했다.
이를 놓고 군부 유혈 진압에 국민의 희생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민주 진영이 최후의 수단으로 소수민족 무장 조직과 손을 잡고 무장 투쟁을 벌일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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