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표대결 앞두고 서면 인터뷰…"직함에 연연하지 않는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오는 30일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 선임을 두고 한국타이어가(家)의 장남과 차남간 표대결이 불가피해진 가운데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000240] 부회장이 19일 사측 추천 후보의 독립성을 문제삼으며 우호 지분 확보에 나섰다.
조 부회장은 이날 법률대리인을 통한 서면 인터뷰에서 "회사가 추천한 김혜경 후보는 최대주주 인척의 대통령 재직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역임한 바 있어 주요 주주 인척과의 관계 및 정부 관련 독립성에 문제가 있다"며 "이번 분리 선출 감사위원회 위원 후보로는 가장 중요한 요건에 부합하지 못한다고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조 부회장은 지난달 24일 이한상 고려대 교수를 한국앤컴퍼니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제안하는 주주서한을 공개하고 이 교수의 선임에 대표이사직을 걸었다. 반면 한국앤컴퍼니 이사회는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김혜경 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을 추천했다.
조 부회장과 주총서 표대결을 하게 된 동생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다. 김 후보가 이명박 정부 시절 대통령 여성가족비서관과 시민사회비서관을 지낸 점을 지적하며 견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조 부회장은 '3% 룰'을 적용하는 감사위원 선출을 담고 있는 개정 상법을 언급하며 "분리 선출 감사위원회 위원이 대주주와 경영진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면 이번 개정 상법의 목표를 전혀 달성하지 못하게 된다"며 "분리 선출 감사위원으로는 회사가 아닌 소수주주의 주주제안 후보가 우선적으로 선임돼야 한다"며 주주의 지지를 호소했다.
조 부회장 측은 주주제안 홈페이지를 개설해 의결권 위임을 받고 있다.
조 부회장은 이어 "25년간 회사에 몸담으면서 거버넌스에 대한 개혁이 시대적 흐름임을 체감했고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으나 내부 상황이나 외부 환경을 고려할 때 더이상 회사 내부의 노력만으로는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판단을 했다"며 "주주제안의 목적과 취지는 오롯이 하나, 회사의 발전과 거버넌스의 개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직함에도 연연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조 부회장은 "이미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조현범 대표를 비롯한 현 경영진의 일사불란한 경영상 판단을 존중할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주요 주주 중 한 사람으로 회사와 모든 주주, 임직원과 함께 안정적이고 신속한 경영 판단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직 외에 부회장, 이사회 의장, 사내이사 등 다른 직책에 대해서는 "개인의 의사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므로 주총 이후 회사의 미래를 위한 결정을 할 예정"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이사회 의장이면서도 별도의 주주제안을 한 것에 대해서는 "수차례 거듭된 제안에도 회사로부터 답을 받지 못했고 부득이하게 주주서한을 통해 제안을 알리게 됐다"며 "사전에 회사와 협의할 기회가 충분히 있었으나 진행되지 못했고 회사 발전을 위해 반드시 공식적인 협의와 결정이 이뤄져야 할 사안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버지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성년 후견 심판을 경영권 다툼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조 부회장은 "여느 가정과 마찬가지로 부모님을 자주 뵙고 있으며 성년 후견 개시 심판 청구는 건강이 좋지 못한 부모님을 모시고 있는 자식된 도리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객관적이고 명확한 판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라고 설명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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