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 첫 여성 대통령 사미아 술루후 하산 취임

입력 2021-03-19 19:16  

탄자니아 첫 여성 대통령 사미아 술루후 하산 취임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동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첫 여성 대통령으로 사미아 술루후 하산이 19일(현지시간) 취임했다고 AFP, 블룸버그 통신 등이 보도했다.
앞서 부통령이던 그녀는 전임자 존 마구풀리 대통령이 심장질환으로 급사했다고 발표한 지 이틀 만에 헌법에 따라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61세인 하산 신임 대통령은 검은 정장에 붉은 머리 스카프 차림으로 오른손에 쿠란을 들고 이브라힘 주마보윙 대법원장 앞에서 "나 사미아 술루후 하산은 정직하며 탄자니아 헌법을 순종하고 보호할 것을 약속한다"라고 취임 선서를 했다. 이어 군을 사열하고 축포 인사를 받았다.
상업수도 다르에스살람에서 열린 취임식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전직 대통령과 내각 구성원 등 소수 인사들만 참석하고 실내에선 마스크를 썼다.
하산은 재선 대통령이던 마구풀리의 잔여 임기인 2025년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한다.
그녀는 아프리카 현직 국가수반으로는 단 2명뿐인 여성 가운데 한 명이 됐다. 다른 여성 국가원수인 에티오피아의 사흘레-워크 쥬드 대통령은 주로 상징적 역할을 하고 있다.

하산은 인도양의 반자치지역인 잔지바르섬 출신으로 지방 정부에서 국회까지 20년의 정치 이력을 갖고 있다.
장관직도 거친 그녀는 2015년 대선 당시 마구풀리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해 당선됐으며 지난해 10월 대선에서도 야당의 부정선거 비판 속에 역시 동반 재선했다.
그녀는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데 있어 집권 혁명당(CCM) 내부에 자기 세력을 구축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분석가들은 정보 등 핵심 조직을 장악하고 있는 여당 내부 마구풀리의 동맹 세력에 그녀가 자칫 휘둘릴 수도 있다고 말한다.
또 코로나19 존재에 회의적이었던 마구풀리와 달리 코로나19 백신을 도입할지 여부도 당면한 문제다.
마구풀리는 2월 말부터 3주 가까이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아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소문이 나도는 가운데 지난 17일 심장 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발표됐다.
하산 대통령은 영국 맨체스터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뒤 커뮤니티 경제개발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녀는 불도저라는 별명답게 강한 추진력을 보인 마구풀리와 달리 부드럽게 말하면서 컨센서스를 추구하는 정치 스타일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sungj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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