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포함해 시민·활동가 등 수백명 참가…연설 후 행진
피해자 측 변호사 선임…트럼프 임기말 사임한 한국계 전 검사장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를 멈춰라."
백인의 총격 사건으로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아시아계 여성 6명이 숨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20일(현지시간) 아시아인을 향한 증오범죄와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렸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애틀랜타 시내의 주 의회 의사당 옆 공원에서 열린 집회에는 한인들을 포함한 시민과 활동가 등 수백 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집회 연설에서 총격 사건의 피의자 로버트 앨런 롱(21)의 범행으로 숨진 희생자 8명 중 6명이 아시아계 여성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항의했다.
이들은 연설에 이어 우드러프 공원을 출발해 주 의사당으로 행진하면서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를 멈춰라", "아시아인들은 바이러스가 아니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NYT는 이 집회가 시민들이 함께 모여 참사의 슬픔을 나누고 아픔을 치유하며 피해자에 대해 지지를 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전했다.
이날 집회는 총격 사건을 계기로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범죄 확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앞서 사건 발생 다음 날인 17일 워싱턴DC의 차이나타운과 뉴욕에서 아시아계가 많이 거주하는 퀸스에서도 희생자를 기리고 총격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다.
한편 희생된 한인 피해자의 유족은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대응 모색에 나섰다.
미 언론에 따르면 피해자 유 모씨의 유족은 조지아주 북부 연방 검사장을 역임한 한국계 박병진(미국명 BJay Pak) 변호사를 선임했다.
미국의 첫 한국계 연방 검사장이었던 박 변호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임기 말인 1월 초 갑작스럽게 사임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조지아주 대선 패배를 뒤집기 위해 주장한 '선거부정' 의혹과 관련, 이를 수사하지 않는 것에 트럼프 측이 불만을 품었고 법무부 관리가 사퇴를 촉구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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