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시베리아 숲서 산행하며 '망중한'…건강과시 의도인듯

입력 2021-03-21 21:45   수정 2021-03-22 12:05

푸틴, 시베리아 숲서 산행하며 '망중한'…건강과시 의도인듯
최측근 쇼이구 국방장관 동행…러시아-서방 갈등 고조 와중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주말을 맞아 시베리아 지역 타이가 숲에서 망중한(忙中閑)을 즐겼다고 크렘린궁이 21일(현지시간) 밝혔다.
크렘린궁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함께 휴일을 시베리아에서 보내고 있다면서 이들이 타이가 숲에서 산행을 하고 험지용 전천후 트럭을 타고 드라이브를 즐기기도 했다고 전했다.

크렘린궁 공보실이 배포한 사진에는 푸틴 대통령이 직접 트럭을 운전하고 쇼이구 장관이 옆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과, 이들이 숲속에 차려진 야외 식탁에서 토마토·오이 등의 야채로 점심을 먹는 모습 등이 담겼다.
크렘린궁은 대통령과 장관이 주말을 보낸 장소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쇼이구 장관의 고향인 시베리아 투바 공화국의 타이가 지역으로 추정됐다.
푸틴 대통령은 이미 여러 차례 이 지역에서 휴식을 취한 바 있다.
지난 2019년에도 생일을 앞두고 투바의 타이가 숲을 찾아 역시 쇼이구 장관과 함께 산행을 하고 가을 경치를 즐기면서 야생 버섯을 채집하기도 했다.
쇼이구 장관(65)은 푸틴 대통령(68)의 유력 후계자 가운데 한 명으로 자주 거론되는 최측근 인사다.
바이든에게 '살인자'로 지목된 푸틴, 산행 장면 공개 이유는 / 연합뉴스 (Yonhapnews)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개헌으로 2024년에 끝나는 네 번째 임기 뒤에도 2036년까지 두 차례 더 6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그가 네 번째 임기를 마치면서 후계자에게 권력을 넘겨주고 크렘린궁을 떠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크렘린궁이 푸틴 대통령의 스포츠 경기 참여, 험지 방문, 극한 체험 등의 모습을 언론을 통해 자주 공개하는 것은 그가 고령에도 불구하고 국가 지도자로서의 업무를 수행하기에 충분한 건강과 체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증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꾸준히 제기되는 그의 건강 이상설을 불식하기 위한 의도도 함께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1월에도 영국 대중지 더선(The Sun)이 러시아 소식통을 인용하면서 푸틴 대통령이 파킨슨병을 앓고 있으며 건강 악화 때문에 올해 초에 퇴임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크렘린궁은 이 보도를 "논평할 가치도 없다"고 반박하면서 푸틴 대통령은 건강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의 망중한 휴식은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중독 사건과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 등으로 러시아와 서방 간 갈등이 더욱 고조되는 시점에 이루어졌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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