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온라인으로 선대회장 추모
계열사 독립경영에 그룹 창립일 의미 축소…코로나19까지 겹쳐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황희경 장하나 기자 = 삼성을 비롯한 국내 굴지의 그룹사들이 3, 4월 그룹 창립기념일을 맞는 가운데 대부분 그룹은 기념식을 생략하고 조용히 넘어간다.
계열사 독립경영이 강조되면서 그룹 창립기념일의 의미를 부각하지 않는 트렌드인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추모·봉사활동 등 공식 행사도 최소화하는 분위기다.
22일 창립 83주년 기념일을 맞은 삼성은 별도의 대외 행사를 하지 않는다.
원래 삼성그룹의 창립기념일은 그룹의 모태인 삼성상회가 세워진 3월 1일이었지만 1987년 3월 22일 이건희 회장이 총수에 오른 뒤 '제2의 창업'을 선언하면서 이날을 창립기념일로 삼았다.
그러나 2017년 2월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이날은 삼성물산[028260](상사부문)의 설립일로 의미가 축소됐다.
삼성그룹은 그동안에도 별도의 그룹 창립 기념행사는 하지 않았고, 올해도 다르지 않다.
올해는 특히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수감중이고, 19일에는 삼성서울병원에서 급성 충수 수술도 받은 것이 알려지면서 내부적으로 더욱 기념을 챙길만한 분위기가 아니다.
27일이 창립 74주년인 LG그룹도 예년처럼 별도의 행사가 없다. LG그룹은 창립 70주년이었던 2017년에도 별도 행사없이 넘어갔다.
대신 LG그룹은 2013년부터 창립기념일 행사를 대신해 4월 둘째주 금요일을 전 계열사 공동 휴무일로 지정하고 가족과 함께 여가를 즐기도록 하고 있다. 올해도 4월 9일 단체 휴무를 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계열사별 독립경영이 대세가 되면서 그룹 창립기념일은 의미가 축소된지 오래"라며 "별도의 행사가 없는 기업들이 많다"고 말했다.
다음달 창립기념을 맞는 SK그룹과 롯데그룹도 조용한 기념일을 맞을 전망이다.
다음달 3일이 창립기념일인 롯데그룹은 별다른 행사를 계획하지 않고 있다. 50주년이었던 2017년에는 기업이미지(CI)를 바꾸는 등 여러 이벤트를 했지만 2018년과 2019년에는 특별한 행사 없이 임원들이 봉사활동을 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그나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창립기념일은 봉사활동도 없이 조용히 지나갔다. 올해 봉사활동을 재개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SK그룹은 2018년부터 그룹 창립기념일인 4월 8일에 맞춰 경기도 용인 SK기념관에서 메모리얼 데이 행사를 하고 최종건 창업회장과 최종현 선대회장을 추모해왔다.
하지만 지난해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기 위해 온라인 추모식을 열고 각자 집무실에서 화상으로 30여분간 추모했다.
창립 68주년인 올해도 코로나19 상황이 이어지는 만큼 최태원 회장과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요 관계사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온라인 추모식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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