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중 앞서 中매체 인터뷰…"미국의 중러 제재 현명하지 못해"
라브로프 외무장관 "중러관계는 역사적으로 가장 좋은 수준"
(블라디보스토크·선양=연합뉴스) 김형우 차병섭 특파원 = 중국·러시아와 미국 간 갈등구조가 심화하는 가운데, 러시아 외교 수장이 달러를 대체할 새로운 국제 결제시스템 추진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은 중국 방문을 앞두고 가진 중국중앙(CC)TV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제재를 비판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이 매체가 22일 전했다.
특히 "자국 화폐를 이용한 결제 및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국제 화폐 결제 추진 등을 통해서, 점진적으로 서방이 통제하는 국제 지불시스템 등의 방식에서 벗어나고 제재에 따른 위험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CCTV는 전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 등 서방국가는 이미 전통적인 외교 격식과 업무처리 방식을 포기했다"면서 "걸핏하면 제재하는 '본능'이 이미 뿌리 깊고, 미국이 국제 사무를 처리하는 상습적인 수단이 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재가 전혀 무익하며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제재 역시 현명하지 못하다는 점을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러는 제재에 대응해 유엔 구조 하에서 즉각 일방적인 제재조치를 끝내도록 협력을 강화해야할 뿐만 아니라, 이 기회에 자주적인 과학기술 혁신을 강화하고, 국력을 계속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중러 관계에 대해 "현재 양국관계는 역사적으로 가장 좋은 수준"이라면서 "양국의 협력 모델은 이념적 형태의 제한을 받지 않고, 국제 형세 변화 등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제 3국을 겨냥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서 올해 중러 우호 협력조약 체결 20주년과 관련해 "양측은 이미 조약 연장을 상의해 결정했으며, 새로운 시대적 함의를 부여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여전히 국제사무에서 패권정책을 신봉하고, 세계의 다극화·민주화 추세를 막으려고 한다"면서 중러의 가장 중요한 협력과제로 다극화·민주화 등을 꼽았다.
러시아 관영 타스 등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 국제사회의 제재가 개발도상국과 가난한 국가들에 고통을 주고 있다면서 미국 등을 우회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초청으로 22~23일 중국을 방문하며, 지역적·국제적 공통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CCTV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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